카드채 충격에 따른 'MMF(머니마켓펀드) 대란'이 현실화될 조짐이다. 투신사들은 "카드채 가격 급락과 회사채 거래마비 상태가 지속될 경우 MMF의 자금인출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채권안정기금과 같은 강력한 수급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MMF 수익률 급락위기 카드채가 18일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 이후 처음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잔존만기 1년짜리 LG카드채가 연9.2%에 매매된 것.그러나 유통수익률은 종전 연6.4%에서 훨씬 높은 연9.2%였다. 카드채 가격이 폭락했다는 뜻이다. 이에따라 카드채를 연6.5%로 평가해온 MMF의 수익률은 시가와의 차이가 더 벌어질 전망이다. 이 경우 카드채 편입비율이 높은 MMF는 시가 평가로 전환해야 하며 MMF 수익률 하락은 불가피하다. MMF뿐만 아니라 카드채를 편입하고 있는 일반 채권형펀드의 수익률도 함께 하락,펀드 환매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투신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증권사마다 다른 환매대응 이같은 상황을 우려한 고객들이 투자자금을 되찾아가고 있지만 증권사마다 대응 방식이 달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단 회삿돈으로 환매에 응하고 있는 회사가 있는 반면 MMF에 편입된 채권이 팔리지 않아 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환매를 거부하는 증권사도 등장하고 있다. A증권사의 한 고객은 "증권사에선 언제까지 기다려야 되는지도 알려주지 않는다"면서 "이러다간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 다음에 돈을 찾는 게 아니냐"며 걱정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모든 증권사와 투신사들이 버티기방식으로 시간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안정기금 마련해야 A투신사 사장은 "일부에선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으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직접적이고 강력한 카드채 흡수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신사별로 환매요청 금액이 20조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면서 "지금 같은 채권시장의 마비상태에서는 투신사들이 환매자금을 마련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투신업계는 카드채 흡수를 위해서는 채권안정기금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채권안정기금은 대우사태가 불거진 지난 99년9월 국민은행 등 18개 은행과 22개 보험사가 공동출자를 통해 27조원의 자금으로 설립됐다. 이 기금은 당시 투신사들이 내놓은 회사채 등을 매수,채권시장을 안정시켰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