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특검법을 공포한 후 민주당 내 신주류와 구주류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한 구주류측과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조건부 거부권'이 수용되지 않은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며 신주류측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태세다. 이들은 17일 당무회의에서 신주류인사들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할 움직임이다. 동교동계인 김옥두 의원은 16일 "원칙과 소신을 지킨다고 한 대통령으로서 야당이 날치기로 통과한 법을 수용해서 공포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소장파인 김성호 의원은 "당론을 관철시키지 못한 대표와 사무총장,원내총무 등 당 지도부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지도부 사퇴론을 제기했다. 다른 의원도 "공식 협상창구인 정균환 총무를 배제한 의도가 뭐냐"며 신주류측을 겨냥했다. 이에 이상수 총장은 이날 급박하게 돌아간 14일 상황을 설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이 총장은 "의원총회 후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을 만나 사무총장간 의견조율 내용을 보고하면서 조건부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며 "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 들어간 뒤 한나라당 김영일 총장이 전화를 해왔고 정 대표와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대행과도 전화접촉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양측 접촉에서 '15일 아침 각당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 결정하자'고 합의,국무회의 도중에 결정을 미뤄달라는 메모를 두 차례나 노 대통령에게 넣었다"고 소개했다. 이 총장은 정균환 총무와 상의하지 않은 것과 관련,"상황이 급박해 상의할 시간이 없었던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