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에도 SK글로벌의 분식회계 파문이 여진을 일으키면서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원화환율과 국고채금리 등 주요 지표물이 개장초 급등세로 출발, 시장 분위기가 흉흉해지자 통화당국이 긴급 대책을 내놓는 등 개입을 본격화했다. 이런 조치에 힘입어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진화(鎭火)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은행과 증권사 창구에서는 머니마켓 펀드(MMF) 환매 요구가 줄을 잇는 등 투자자들의 심리적 공황은 가라앉지 않았다. ----------------------------------------------------------------- 외환시장은 장중 내내 급등락을 반복했다. 이날 외환시장은 장 초반엔 완연한 상승세로 출발했다. 우선 서울 외환시장의 개장가격을 결정하는 뉴욕 역외선물환(NDF) 시장의 1개월물 가격이 전날 오름세로 마감됐다. 경상수지가 두 달 연속 적자를 낸 것으로 발표돼 달러 매수세력을 부추겼다. 이같은 요인들이 뭉쳐지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원가량 오른 1천2백50원으로 시작해 오전 10시께에는 1천2백54원까지 솟구쳤다. 원화와 엔화간 교환비율인 원.엔 재정환율도 1백엔당 1천60원선을 넘어섰다. 그러나 오전 10시를 지나면서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유지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 분위기는 급변했다. 두 곳의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역외 매도물량이 쏟아졌고 국내 기관들도 이에 박자를 맞췄다. 여기에다 정부의 금융 시장 안정대책까지 속속 알려지자 곳곳에서 손절매 물량이 터져 나왔다. 이로 인해 오전 한때는 전날보다 8원 가량 떨어진 달러당 1천2백37원까지 환율이 가라앉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분위기는 오래 가지 않았다. 특히 오후 들어 국내 한 기관에서 국내 은행을 통해 대규모의 매수주문을 냈다는 소문이 퍼져 나가면서 환율이 상승탄력을 받았다. 오전중 지나치게 많이 매도했다고 판단한 은행권에서도 사자주문이 이어졌다. 하루종일 출렁거렸던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0전 오른 1천2백45원60전으로 숨가빴던 하루를 마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