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하철 최초로 민.관 합작으로 건설.운영될 예정인 서울 지하철 9호선의 민간측 파트너 '울트라건설 컨소시엄'이 존폐의 기로에 섰다. 9호선은 '울트라건설 컨소시엄' 한 군데만 협상에 참여한데다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건설비용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민자유치는 물론 공사 일정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서울시는 2007년까지 민자를 포함해 2조4천억원을 투입, 지하철 9호선 1단계 구간(김포공항∼고속터미널 25.5㎞)을 건설할 계획이다. 부지 매입과 토목공사는 서울시가, 차량 공급과 지하철 운영은 민간이 각각 맡는다. ◆ 난항 겪는 민자유치 협상 =서울시는 '울트라건설 컨소시엄'(가칭 '서울도시철도 9호선')의 주간사 회사인 울트라건설이 최근 단독 주간사 자격(최대주주)을 포기하고 한진중공업을 공동 주간사로 참여시키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고 13일 밝혔다. '울트라건설 컨소시엄'은 울트라건설 등 국내외 6개 지하철 관련 기업이 참여, 작년 5월 9호선 민자유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컨소시엄의 최대주주로 협상을 이끌어온 울트라건설의 단독 주간사 업무 포기로 10개월 만에 최대 난관에 봉착했다. ◆ 쟁점은 자금조달 능력 ='울트라건설 컨소시엄'은 민자유치 대상 4천8백억원 가운데 1천9백33억원을 직접 투자하되 나머지는 은행 등에서 차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컨소시엄에 대형 업체가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울트라건설 컨소시엄'의 자금조달 계획을 믿지 못하겠다며 올해부터 협상을 잠정 중단하고 지난 2월 말까지 출자자를 보완하도록 요구했다. 울트라건설은 이를 수용하기 힘들다고 판단, 단독 주간사 자리를 내놓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울트라건설 컨소시엄'은 지난해 5월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당시부터 재무 능력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울트라건설 관계자는 "지하철 운영의 수익성을 미리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서울시의 출자자 보완 요구는 지나친 감이 있다"며 "서울시가 처음부터 민자유치에 거부감을 가진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 앞으로 어떻게 될까 =현재로서는 한진중공업 중심의 새 컨소시엄 구성 여부가 관건이다. 지하철의 경우 요금 인상을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주도권을 둘러싼 한진중공업과 울트라건설의 힘겨루기도 전개될 것으로 보여 새 컨소시엄 구성은 그리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서울시는 만약 새 컨소시엄이 구성되지 않거나 자본조달 계획이 여전히 불충분할 경우 민자유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울트라건설에 이달 말까지 새 컨소시엄 구성 계획 등을 제출토록 했다"며 "그 때 가봐야 협상 파트너를 바꿀지 민자유치를 포기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 지하철9호선 민자유치 일정 ] 2001년 3월 =기획예산처, 9호선 민자유치 결정 2002년 5월 ='울트라건설 컨소시엄'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2002년 12월 =서울시, 출자자 보완 요구, 협상 잠정 중단 2003년 1월17일 ='울트라건설 컨소시엄', 보완기간 연장 요구 2003년 1월30일 =서울시, 2월28일까지 추가 보완 요청 2003년 2월28일 =울트라건설, 단독주간사 포기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