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집안에 꼭 있어야 할 물건들이 있다. 휴지통 쟁반 식탁매트 등 생활용품들이다. 작은 소품들이지만 가정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부들과는 떨어질 수 없는 것들이다. 이런 용품이 멋진 디자인으로 포장된다면 주부나 가족 구성원들 모두의 마음이 넉넉해 질 수 있다. 화이버텍(대표 최금주)은 이처럼 일상에서 사용하는 작은 용품에 멋진 디자인을 담아 부가가치를 새로 창출하고 있는 생활용품 전문업체다. 최금주 대표는 "가족의 손길이 닿는 곳에 한 폭의 그림이 멋스럽게 장식돼 있다면 그 가정의 분위기는 즐거워질 것"이라며 "하찮은 것이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주부의 정성을 완성시키는 게 우리 회사의 제품"이라고 말했다. 사실 화이버텍 제품들은 디자인에 소홀한 것이 없다. 세잔느와 고갱,칸딘스키,피카소의 작품이 담긴 쟁반은 하나의 미술 작품으로 느껴질 정도다. 국내 예술 저작권사인 SACK을 통해 해외 박물관으로부터 정식으로 작품 사진을 대여받아 사용료를 지불한 문화상품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초기에는 외국 작품 일색이었으나 한국의 모습이 담긴 제품도 내놓고 있다. 한국화가 박창돈 선생의 작품 "오리소녀" "마공의 휴일" "소녀의 꿈"을 시작으로 우리 고유의 디자인이 들어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휴지통 쟁반이지만 유명 백화점에서 팔린다.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말이다. 최 대표가 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1981년. 집안 구석에 숨어있는 생활용품이 아니라 생활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꿈을 이루고 싶었다. 화이버텍은 영국 수입에 의존하던 화이버(fiber) 생산에 성공하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된다. 화이버는 알루미늄보다 가볍고 강도도 강한 소재다. 화이버텍은 외국산으로 뒤덮고 있던 화이버 제품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꿨지만 디자인이 문제였다. 소득이 늘어나면서 소비자의 눈이 높아짐에 따라 디자인의 변화가 필요했다. 화이버텍은 고민 끝에 해외 유명미술 작품을 제품에 등장시켰다. 당시로서는 모험이기도 했지만 대히트를 쳤다. 휴지를 넣는 휴지통과 찻잔이나 과일을 담는 쟁반이 예술작품으로 변하자 주부들의 반응이 대단했다. 20여년간 화이버 제품을 만들어 오던 화이버텍은 나무쟁반의 느낌을 주는 아르데코 쟁반을 내놓는 등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아르데코 쟁반은 친근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나무와 합성목을 결합한 소재에 특수 코팅을 통해 그림의 느낌을 최대한 살린 제품이다. 화이버텍은 디자인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세계시장 공략을 통해 규모를 키워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70억원이며 올해 목표는 84억원이다. 최 대표는 "한국 화가의 작품이 담긴 생활용품을 한국의 대표 문화상품으로 자연스럽게 추천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02)851-7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