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내수株까지 판다 .. 백화점.음료.금융 줄줄이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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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급냉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내수 관련주의 주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올1~2월 삼성전자 등 IT(정보기술)관련 대형주가 선(先)조정을 받는 동안 상대적으로 견조한 주가흐름을 보였던 내수관련주들에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는 것.
특히 내수 우량주를 바라보는 외국인투자자의 시각이 회의적으로 급변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0일 거래소시장에서 신세계 롯데칠성 하나은행 LG카드 등 내수관련 대표종목의 주가는 5~9% 급락했다.
이는 외국인의 매도가 집중된 탓이다.
◆후폭풍에 시달리는 내수우량주
SK텔레콤 삼성전자 포스코가 번갈아 외국인의 매도공세에 시달리는 동안 내수관련주들의 주가흐름은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신세계는 최근 열흘 동안 고가대비 30% 가까운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전반적인 내수둔화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삼성테스코가 가격할인경쟁을 공식 선언하면서 실적악화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동반 급락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의 수출 및 내수부진에 대한 우려는 줄곧 제기돼 왔지만 상대적으로 내수적 성격이 강하다는 현대모비스에까지 급락세가 번지고 있는 게 최근의 특징이다.
이날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2백98개 종목 중 롯데칠성 롯데제과 호텔신라 LG생활건강 등 내수우량주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심리에서 펀더멘털로
SK투신운용 장동헌 주식운용본부장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이라크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리적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국내외 경기의 펀더멘털을 본격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국면이라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코스모투자자문 김정기 상무는 "최근 환율 오름세로 수출관련주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압력은 다소 누그러진 대신 내수관련주에 대한 시각은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카드업체의 연체율 감소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국내 카드사들의 실적전망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임일성 한화증권 연구원은 "카드업황은 가계의 재무상태와 소비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효과적인 지표"라며 "카드업황의 회복이 늦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둔화가 오래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외국인은 은행주에 대해 매도타깃을 국민은행에서 하나은행 등 다른 은행주로 확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내수독점업체로 종목 압축
상대적으로 안전한 종목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급적 투자종목을 압축하라고 조언한다.
'어중간한 주식'은 일단 '팔자'세력이 나오면 급락하기 십상이기 때문.
코스모투자자문 김 상무는 "농심과 같은 생필품 관련이면서 내수독점력이 큰 기업이나 배당률이 정기예금의 1.5∼2배에 이르는 종목이 지금과 같은 증시상황에서 피난처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될 수 있는 한 보유종목 수를 줄이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