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도미니크수도원의 사제이자 화가로도 유명한 김인중 신부(62)가 방한,6일부터 서울 종로구 사간동 예맥화랑에서 장애인 돕기 전시회를 갖고 있다. 12일까지 1주일간 열리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김 신부는 회화와 스테인드글라스 소품 40점을 내놓았다. 작품 수가 40점인 것은 부활절을 앞두고 극기와 희생의 시간인 사순절을 기리자는 것이다.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이 많은 곳일수록 사랑이 필요하나,아직도 어두운 면이 많은 한국의 현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3년에 한 번 꼴로 한국에서 전시회를 열어 수익금 전액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전달해온 김 신부는 이번에는 장애인들을 위한 단체인 '해냄 공동체'를 후원할 계획이다. "얼마전 대구 지하철 참사 소식을 접하며 사랑이 결핍된 사회에 온정을 쏟아야 한다는 생각이 보다 절실해졌습니다." 그는 대구 지하철 사고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메마르고 이기적인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사랑과 믿음으로 따뜻한 사회를 위해 매일 기도한다"고 말했다. 34년전 유럽에 첫발을 내디딘 후 스위스의 수도생활을 거쳐 파리에서 28년째 생활하고 있는 그는 유럽에서 "예술가와 성직자라는 두 개의 가지로 사랑의 열매를 선사하는 나무'로 불린다. 지난 1월 프랑스 일간지 라 크롸는 김 신부의 종교와 예술세계를 소개하는 2면에 걸친 특집 기사를 통해 그를 '사랑을 선사하는 빛의 화가,빛의 사제'라고 격찬했다. 최근 프랑스 2TV는 그의 예술세계를 조명한 특별 방송을 제작했다. 그의 예술에 대한 열정은 종교에 대한 신앙심 만큼 깊고 뜨겁다. 지난해는 5년만에 두번째 화집을 출간하고 이를 기념하는 전시회를 가졌다. 이어 벨기에의 단넬스 추기경이 쓴 시에 그림을 곁들인 판화시화집 '십자가(cerf 출판사간 1백60권 고급 한정본)'를 펴냈다. 오는 5월에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김인중 신부 특별전'을 갖는다. 한달간 열릴 노트르담 대성당전은 올해 서품 25주년이 되는 요한 바오로 2세에게 바치는 전시회로 6월에는 로마에서도 계속된다. "종교인과 예술가는 따뜻한 사랑으로 인간의 영혼을 맑게 해준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기도하고 그림을 그린다는 그는 "사제의 길과 화가의 길은 서로 대립하지 않고 함께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혜구 기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