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시장은 회사채나 기업어음에 대한 신용등급을 평가해주고 그 댓가로 받는 평가수수료 수입으로 시장규모를 측정한다.


회사채 등을 발행할 때 2곳 이상의 신용평가회사에서 평가받도록 하는 복수평가제가 실시되고 있지만 신용평가시장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외환위기 전인 지난 1996년 신용평가시장 규모는 88억원에 불과했다.


그만큼 신용평가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지 못한 것.


다시말해 신용사회가 되지 못했던 것이다.


1997년에도 시장규모가 99억원으로 1백억원을 넘지 못했다.


외환위기이후 신용등급에 대한 관심이 확산된 데다 투기등급과 투자등급에 대한 구분이 필요해지면서 신용평가시장은 확대됐다.


1998년에 1백76억원에서 1999년에는 2백47억원으로 늘었다.


이어 2000년에는 4백37억원으로 급증했고,지난 2001년에는 5백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급격히 늘어났던 신용평가시장은 지난해 3백77억원 규모로 줄어들었다.


회사채 발행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사채의 만기가 보통 3년이라는 점도 시장규모에 영향을 준다.


차환발행 수요때문에 3년주기로 회사채 시장규모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는데 IMF이후 1998년과 3년 뒤인 2001년에 회사채 발행이 많았다.


이 때문에 비교적 차환발행 등 기업의 자금수요가 많지 않았던 지난해 신용평가시장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그동안 신용평가시장도 많이 발전했다.


지난해 9월에는 신용평가등급 전망제도가 도입됐다.


일반인들이 좀 더 알기 쉽게 신용평가등급의 변화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신용평가 3사들의 평가결과를 보면 외환위기이후 처음으로 투자등급기업에서 1건의 부도가 없었던 한해로 기록된다.


그만큼 신용평가회사들의 평가능력이 높아졌다는 얘기도 된다.


신용등급이 좋은 기업은 더 좋아지고,나빠진 기업은 더욱 나빠지는 신용등급의 양극화현상이 두드러진 것도 지난해 신용평가시장의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신용평가시장도 낙관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이 투자를 늘리지 않는한 회사채 발행도 크게 늘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라크 전쟁과 북한 핵문제는 신용평가회사로서는 리스크가 커지는 요인이다.


내수경기가 악화되고 수출역시 부진한 상태에서 신용평가회사들은 더욱 더 정밀한 평가능력을 요구받게 되는 것이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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