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경기진단] 침체...매출감소...기업활동 크게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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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경기 침체로 판매가 부진해지면서 전자 자동차 기계 등 주요 업종의 매출이 줄어들고 있고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100을 밑돌아 이같은 기업들의 위기감을 반영하고 있다.
대한상의가 2월중 1천4백85개 제조업을 조사한 결과 2분기 BSI전망은 97로 나타나 앞으로 경기가 악화되리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기업들은 올해 목표했던 투자계획을 뒤로 미룬채 상황을 관망하는 중이다.
그러나 조선 철강등은 지난해에 이어 호조를 보이고 있다.
<> 전자
가전제품은 소비심리와 판매량이 직결돼 대내외 경기악화로 내수 판매가 지난 연말 보다 최고 20% 가량 줄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김치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제품의 판매량이 지난해 12월 보다 15~20% 감소했고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선 10% 정도 줄어들었다.
LG전자도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일부 경기에 민감한 중저가 제품 판매량이 다소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겨울철 가전경기의 바로미터인 "에어컨 예약판매"가 시들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자동차
올들어 내수판매 규모가 2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1월엔 전월보다 5.1% 줄어든 12만5천6백66대가 팔렸고 2월엔 4.4% 감소한 12만87대가 판매되는데 그쳤다.
자동차 내수판매가 부진을 보이고 있는 주된 이유로는 경기 불투명,고유가 추세,신차효과 감소 등을 꼽을 수 있다.
연료비용 부담탓에 수요는 1천5백cc이하 소형차와 경차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3~5월은 춘투기간이어서 내수부진이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면서 "파업발생으로 인한 생산 및 판매차질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 반도체
반도체산업은 D램 가격 급락 등 침체에 시달리고 있다.
D램 현물시장에서 지난해 11월초 개당 9달러에 육박했던 주력제품 2백56메가 DDR이 최근에는 3달러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가격대는 대부분 업체의 제조원가는 물론 현금비용에도 미달하는 수준으로 업체들은 만들면 만들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
향후 반도체시장전망에 대해선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컴퓨터 교체와 IT경기반등 시기가 다가온 만큼 하반기이후 회복되리라는 의견과 공급측면의 급증으로 회복이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나와 가닥을 잡기 어려운 상태다.
<> 기계
올들어 공장가동율과 생산능력 지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다소 침체되고 있다.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설비투자를 꺼리면서 경기선행업종인 기계업종의 부진이 먼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 공장가동률 지수가 100이하로 떨어지면서 3개월 연속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기계업체들의 설비확충 정도를 뜻하는 생산능력지수도 올들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기계산업진흥회 관계자는 "아직까지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전 세계적인 경기악화로 기업들의 투자가 주춤하면서 기계업종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 정유
정유업계는 원유가 상승의 직접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데다 수입업체와 "유사 휘발유 업체"들의 시장잠식으로 3중고를 겪고 있다.
SK(주)의 경우 올해 연평균 원유가를 배럴당 23.1달러(두바이유 기준)로 예측했으나 최근 국제가격이 30달러대로 치솟으며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
원유 도입가격은 오르는 반면 이를 제품가격에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 없어서다.
LG칼텍스정유 현대오일뱅크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정유업계의 1월 가동률은 82%대로 떨어져 지난 88년이후 1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제조업의 가동률 하락으로 연료유의 수요감소가 예상되는데다 차량 10부제 실시와 옥외등 제한 등 에너지 절약정책이 시행되면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 석유화학
석유화학업계는 원재료인 나프타와 에틸렌 벤젠등 중간원료의 가격상승으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말 t당 2백79달러이던 나프타 가격은 2월말 3백59달러로 28.6% 올랐다.
지난해 2월에 비해서는 84.3%나 올랐다.
에틸렌도 2월말 6백85달러로 지난해말에 비해 48.9%,1년전에 비해 80.3% 올랐다.
그러나 최종제품인 합성수지의 평균수출가격은 2월말 8백24달러로 지난해말 보다는 23.4%,1년전에 비해 51.0%등 원료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
그만큼 중간제품을 생산하는 유화업체들의 경영압박이 심해졌다는 얘기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유화업계는 제품가 상승을 통해 원료비 인상 부담을 덜어 왔으나 계속된 가격상승으로 수요가 줄어들게되면 공장 가동률을 낮출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섬유
국내 화섬업계는 유가 상승이 촉발시킨 원료 값 상승에다 중국산 대비 경쟁력 약화와 만성적인澎斌珦戮막?이중 압박을 받고 있다.
폴리에스터 원료인 TPA의 스팟 가격은 t당 7백70달러로 지난해 4.4분기 4백85달러에서 58% 급등했다.
효성 코오롱 등 대기업은 원사 생산 비중을 줄여가면서 현상유지를 하고 있지만 금강화섬 한국합섬등 폴리에스터에 의존해온 중견 업체들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직물 업계는 이들 원사업체보다 사정이 심각하다.
섬유직물수출입조합에 따르면 지난 1월중 승인한 폴리에스터 직물 수출수량은 6천6백18만t으로 전년 동월보다 21.6% 줄었다.
<> 정보통신
내수 위축으로 국내 IT(정보기술)경기도 크게 둔화되고 있다.
2월 한달간 국내 휴대폰 판매량은 1백만대로 지난 1월(1백23만3천대)에 비해 20여만대 이상 줄어들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지난 2월 15만명 가량 늘어난 총 1천72만여명을 기록했다.
초고속 가입자는 지난해 7월 89만명,지난해 8월 20만명이 늘어났으나 이후 순증 가입자 규모가 13~16만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동전화 가입자의 증가세도 둔화됐다.
지난해 중반께 이동전화 가입자는 월 1~2% 안팎 증가했으나 지난해 말부터는 1%대 이하로 증가세가 꺾였다.
지난 2월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전달에 비해 0.7%(21만3천명)늘어난 3천2백63만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달 신규 가입자수는 27만명 수준으로 지난 1월 33만명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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