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녹색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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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도로프는 독일 최초의 대안학교 성격을 띤 공동체학교다.
획일적인 공교육에 반기를 들고 루돌프 슈타이너가 1919년에 설립한 이 학교는 늘 새로운 방법을 도입해 교육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업도 주입식이 아닌 그림 율동 음악 등을 곁들여 예술적으로 구성한다.
'발도로프'는 독일의 교육문화상품이라는 찬사까지 받으며 현재는 전세계 50여개국에 걸쳐 6백50개의 학교가 세워져 있다고 한다.
영국의 대안학교로는 서머힐이 대표적이다.
학생과 교사가 똑같이 학교행정에 관여하며,학생의 자율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지역사회학교''작은학교'등의 이름으로 다양한 대안학교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대안교육운동'이 전개되면서 간디학교 등 중·고등학교 과정의 대안학교가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한 때는 대안학교가 기존의 학교제도를 무시하는 것이라 해서 폐교 당하기도 했으나,지금은 대학입시에서 특별전형으로 이 학교 출신을 뽑고 있기도 하다.
엊그제는 국내 처음으로 대안대학인 '녹색대학'도 개교했다는 소식이다.
경남 함양의 지리산 자락에 세워진 이 대학은 녹색문화학 생명농업학 등 5개 학과를 두고 있는데,37명의 학부생과 1백3명의 대학원생으로 첫 출발을 했다.
학부생들은 앞으로 4년 동안 교수들과 함께 공동체생활을 하면서 의식주를 손수 해결하게 된다.
환경과 생태계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있는 녹색대학 사람들은 "정말 사람답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의욕에 넘쳐 있다고 한다.
이제 대안학교는 '문제아들의 집결소'라는 인식이 점차 불식되는 것 같다.
특색 없는 공교육에 대한 '대안'으로 개인의 적성에 맞는 교육을 펼치는 대안학교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전국의 수 많은 학교가 마치 하나의 학교처럼 운영되는 현실에서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녹색대학은 설립취지에서 "일방향적인 교육에서 탈피해 교수와 학생이 공동으로 인류를 구할 대안문명을 모색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그 성과가 과연 어떻게 나타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