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대제 전 삼성전자 사장이 정보통신부 장관 자리를 수락한데 대해 재계는 다소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앞으로 10여일만 더 근무하면 60억원 이상의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스톡옵션과 삼성전자 차기 총괄 최고경영자(CEO)자리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각 요청을 받아들인 데에는 삼성그룹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진 장관은 메모리와 비메모리 디지털미디어 등 핵심사업부 사장을 두루 거치며 윤종용 부회장의 뒤를 잇는 삼성전자의 차기 총괄 CEO 후보로 탄탄한 경력을 쌓아왔다. 선진 정보기술(IT)업체 CEO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글로벌 인물로 이건희 회장으로부터도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진 장관은 특히 금전적으로 큰 손실을 감수했다. 일단 내년 3월부터 삼성전자 주식 7만주를 주당 19만7천원에 살 수 있는 스톡옵션을 포기해야 한다. 이 스톡옵션은 오는 3월9일까지 근무해야만 회사를 떠나도 진 장관에게 부여된다. 현시가 기준 평가차익만 해도 무려 60억원대다. 다만 2000년 3월에 받은 스톡옵션 7만주(행사가격이 27만2천7백원)에 대한 권리는 계속 갖는다. 또 매년 40억원 안팎의 고액 급여도 포기해야 한다. 지난해 삼성전자 사내 등기 이사들의 연간보수는 평균 52억원이었다. 진 장관의 경우 미래 예상수입은 이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삼성전자에 근무하면서 연간 40억원 이상의 급여를 받고 스톡옵션을 추가로 받는 것을 가정하면 금전적 손실만 최소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도전정신이 강한 진 장관이 또다른 도전을 위해 이같은 손실을 감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화끈하고 직설적이며 솔직한 성격이 노무현 대통령과 많이 닮아 일하는데 그리 어렵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 장관은 '미스터 디지털'이란 별명답게 한국을 디지털 강국과 동북아 IT허브국가로 만드는데 정책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택 기자 idni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