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제학 원론 교과서 '맨큐의 경제학' 저자로 유명한 N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45)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경제정책 입안 책임자로 백악관에 입성했다. 백악관은 26일 "글렌 허바드 백악관경제자문회의(CEA)의장이 28일자로 사임하며,맨큐 교수를 그 후임자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맨큐 교수는 상원인준을 거쳐 의장으로 정식 취임하게 된다. ◆재정적자 전문가 백악관 입성=맨큐 교수는 미 경제학계의 천재 중 한명이다. 컬럼비아대를 거쳐 MIT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약관 26세인 1984년 MIT에서 학생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후 85년에 하버드대로 자리를 옮긴 후 87년 29세에 정교수가 됐다. 교수 시절 여러 권의 경제학 교과서를 저술,국제경제학계에 필명을 날렸다. 특히 전세계 베스트셀러가 된 '맨큐의 경제학'으로 백만장자가 됐다. 이 책은 한국어 등 17개어로 번역,출간돼 세계 각국 대학생들의 경제학 입문서로 사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서울대 등 많은 대학들이 교과서로 사용 중이다. 그는 재정적자 문제에 정통해 부시 대통령의 낙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8년에 쓴 논문 '재정적자 도박(The Deficit Gamble)'에서 재정적자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만큼 금리를 많이 끌어올리지 않는다고 주장,감세로 인한 재정적자 때문에 공격을 받고 있는 부시 대통령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인 지난 83년부터 1년간 CEA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한 적이 있다. 따라서 이번에 CEA 의장 내정은 '20년 만의 금의환향'인 셈이다. 맨큐 교수는 애완견 이름을 '케인스'라고 지을 정도로 영국 경제학자 존 메이나드 케인스를 숭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시 1기 경제팀 모두 퇴진=2001년 5월부터 CEA 의장직을 수행해 온 허바드마저 사임함으로써 부시 대통령 1기의 경제팀이 모두 물러나게 됐다. 이에 앞서 폴 오닐 재무장관과 대통령경제수석인 로렌스 린지 국가경제회의(NEC)의장,하비 피트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은 작년말과 올초 사퇴했다. 허바드 의장은 "일보다는 가정이 더 소중하다"며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갖기 위해 물러나기로 했다고 사임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 2년간 가족과 떨어져 워싱턴에서 자취생활을 하면서 주말마다 두 자녀와 부인이 사는 뉴욕에 다녀오곤 했다. 그는 사임후 전 직장인 컬럼비아대 교수로 돌아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 ................................................................... 맨큐 경제원론이란 지난 1997년 처음 출간됐으며 한국에서는 99년 번역판이 선보였다. 현재 17개어로 번역,출간돼 세계각국 대학생들의 경제학 입문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폴 사무엘슨 MIT대 교수의 '경제학 원론'의 아성을 무너뜨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칫 이론에 치우치기 쉬운 경제 원리를 다양한 실물 경제 현상과 정책으로 풀어 설명하는 등 여타 경제원론에 비해 접근과 이해가 쉽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