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화재와 동부생명이 아남반도체 보유주식 4.68%(5백81만4천여주)를 장내 매각한다. 동부그룹은 아남반도체 인수과정에서 금융 계열사가 당국의 승인절차 없이 9.68%의 지분을 획득한 것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위배되는 만큼 문제가 된 4.68% 지분의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25일 발표했다. 두산에 이어 동부그룹도 당국이 제기한 문제의 사안에 대해 즉각적이고 자율적인 대책을 마련,발표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반응이 주목된다. 그러나 이날 아남반도체 주가는 8.11%나 급락한 3천7백원을 기록했다. 시장에 쏟아질 물량에 대한 부담이 작용한 탓이다. 동부화재 동부생명이 아남반도체 주식을 처분할 경우 동부계열사들의 지분은 21.1%로 떨어져 아남반도체 모기업이었던 앰코테크놀로지사의 지분(22.4%)보다 낮아지게 된다. 동부전자 관계자는 "협상에 의한 경영권 인수였던 만큼 경영권 변동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동부화재 등은 지난해 7월 계열사인 동부전자와 합병을 진행중이던 아남반도체의 유상증자에 참여,8.07%와 1.61%의 지분을 취득해 금융사의 계열사 지분보유한도 규정을 위반했다. 당시 액면가(5천원)에 주식을 매입한 이들 회사는 이번 주식매각 방침으로 92억원의 손해(아남반도체 주가 25일 종가 3천4백원 기준)를 입게 된다. 동부그룹은 당시 금산법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몰랐으며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위법 사실이 드러난 만큼 관련자 문책 등의 금감원 징계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심기·박민하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