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2주 연속 올랐다. 미국 주도의 이라크 공격이 당장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던 인플레 우려가 사라진 것도 시장분위기를 호전시켰다. 분석가들은 그러나 연 2주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바닥권 인식의 확산'으로 풀이하고 있다. "주가가 더 이상 떨어지기 어려울 정도로 싸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지난주 다우지수는 1.4% 오른 8,018.11을 기록하면서 8,000선을 회복했다. S&P도 1.6% 상승한 848.17을 나타냈고 나스닥은 1,349.02로 비교적 큰 폭인 3% 뛰어올랐다. 기술주들의 선전에 힘입어 올들어 다우지수는 4% 떨어졌지만 나스닥은 지난주 급등에 힘입어 1% 상승하는 등 '플러스'권 진입에 성공했다. 이번주는 모처럼 '전쟁'이 아닌 '경제지표'들이 시장에 더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여전히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유엔의 이라크사찰과 안보리 일정상 전쟁은 빨라야 3월 중순에 시작될 것으로 여겨지는 탓이다. 게다가 이번주엔 주요 경제지표들이 대거 발표된다. 전문가들은 경제지표들이 아직 뚜렷한 방향을 제시해주지 못한 채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내구재 주문 등은 12월 마이너스 0.2%에서 1월 1.0%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나 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77로 1월(79)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주택거래도 신규 및 기존 주택 모두 지난해 말보다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헷갈리는'경제지표는 지난주 물가동향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목요일 발표된 1월 중 도매물가지수가 1.6% 올라 13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증시가 급락했으나 다음날 소매물가지수가 예상했던 수준인 0.3%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증시가 다시 안정을 찾기도 했다. 그러나 전쟁과 테러는 여전히 증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오전 뉴욕시 스태튼 아일랜드 석유저장소 폭발사건이 터지자 주가가 60포인트 가량 급락했다 테러와 관련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세자릿수 상승세를 보인 것도 최근 들어 시장이 전쟁이나 테러뉴스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영하는지를 보여준다. 주요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발표가 거의 끝났지만 그래도 미국 최대 가정용품 소매체인인 홈디포와 휴렛팩커드(화요일) 갭(목요일) 등의 수익동향은 시장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이들 회사 모두 전년 동기보다는 수익이 좋아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증시에선 역시 나스닥을 전년 대비 플러스권으로 끌어올린 기술주들의 강세가 돋보인다. 올들어 상승률을 따질 경우 기술주의 대표선수격인 루슨트테크놀로지가 무려 20.6% 올랐고 시스코시스템스도 12% 뛰었다. 인텔(7.8%) IBM(3.2%) 등도 상승탄력을 받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