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냐, 문화냐.' SUV 업계의 라이벌인 기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각각 스포츠와 문화를 화두로 치열한 마케팅 전쟁을 펼치고 있다. 양사는 올들어 시의 적절한 기획과 화려한 이벤트를 잇달아 선보이면서 자동차 마케팅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스포츠를 앞세운 기아의 전략적 목표는 글로벌 브랜드 확립. 반면 쌍용은 고객들의 문화 욕구 충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 쏘렌토와 렉스턴이 판매현장에서 숨가쁜 각축을 벌이면서 양사의 마케팅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아 =스포츠 마케팅 분야에서 최근 연이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테니스의 이형택 선수가 지난달 아디다스 인터내셔널 대회에서 우승한 뒤 호주 오픈에서 1회전을 통과, 방송사가 생중계에 나서면서 기아의 로고와 회사명이 중계시간 내내 노출됐다. 기아는 2003년 호주오픈의 메인 스폰서로서 공식명칭 사용권과 이벤트 로고 사용권,경기장내.외에 광고판 설치권 등을 갖고 대회 운영 차량으로 카니발 45대와 쏘렌토 30대 등 총 75대를 지원했으며 16대의 차량도 전시했다. 전 세계 1백77개 지역에 5억명에 가까운 인구가 중계방송을 지켜보는 호주 오픈은 기아 로고 노출이 1천2백시간에 달해 2억달러 이상의 광고효과가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기아차의 광고모델인 안드레 아가시가 2003년 호주오픈 남자단식 우승을 차지함에 따라 테니스가 인기를 얻고 있는 미국 및 유럽지역에서 기아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큰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아는 이에 따라 2004년부터 2008년 대회까지 호주오픈 메인 스폰서 자격을 5년 더 연장키로 호주 테니스협회와 합의했다. 호주에 이어 이탈리아에서도 희소식이 전해져 왔다. 기아가 2010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 및 비인기 종목 육성차원에서 2001년부터 공식후원하고 있는 국가대표 스키점프팀이 지난달 이탈리아 타르비시오 스키경기장에서 열린 제21회 동계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잇달아 금메달을 따낸 것. 기아는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진 국가대표 스키점프팀의 경기 유니폼이 국내외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수십억원에 이르는 홍보효과를 거뒀다고 판단, 한국 국가대표 스키점프팀에 대한 후원을 2006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기아는 또 지난 1월31일부터 2월9일까지 열흘간 말레이시아 랑카위섬에서 개최되고 있는 도로 사이클 대회를 공식 후원, 말레이시아 RTM 방송과 ESPN-스타 스포츠 아시아, 싱가포르 TV 등 아시아권 방송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쌍용 =올해를 '문화 마케팅의 해'로 삼고 '쌍용자동차 클래식 2003(Ssangyong Motor Classic 2003)'을 전개하고 있다. 다양해지는 고객들의 문화와 레저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도 함께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 4일 세계적인 인기 록그룹 '시카고'의 내한공연에 협찬사로 참여한 것을 비롯해 체어맨과 렉스턴 2월분 계약고객을 3월15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예술의전당 10주년 기념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공연에 초대하기로 했다. 특히 예술의전당과는 '연간 공연후원' 약정을 체결해 앞으로 1년간 '리골레토' '아름다운 친구 음악회' '예술의 전당 음악분수 광장행사' 등의 타이틀 스폰서를 맡을 예정이다. 또 사회봉사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따뜻한 기업 이미지 창출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연중행사로 소아암이나 백혈병같은 난치병 환자들을 위한 '사랑의 병원 음악회'를 기획해 매월 전국의 종합병원을 돌며 음악회를 후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각종 공연을 통해 불우아동돕기 모금활동을 벌여 소년소녀 가장과 장애인 초청행사 등에도 사용할 계획이다. 가정의 달인 5월에는 스웨덴의 재즈 아카펠라 그룹 '리얼그룹'의 내한공연을, 10월에는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 등을 각각 후원할 계획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