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임 사장은 오늘도 24시간이 부족할만큼 바쁘다. 덕분에 명화금속의 매출액은 10년전 15억원정도에서 2백억원대로 올라섰다. 2005년엔 5백억원도 자신있다고 한다. 중국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기때문이다. 올해안에 랴오닝성과 광뚱성에 회사를 설립,내년쯤엔 월 6백t가량의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큰 고기를 잡으려면 큰 물로 나가야죠" 임 사장의 이같은 계획은 중국이 '2008년 올림픽'을 앞두고 건설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데 있다. 나사왕국의 영토를 넓힐수 있는 또한번의 기회가 온 것이다. 특허 상담을 위해 변리사를 찾아 다니는 일도 중요한 일과중 하나다. 많을 때는 1년에 50건까지 특허를 출원했다고 한다. 지금도 1년에 20여건씩 출원한다. 노하우가 쌓인 요즘이 젊은 시절보다 더 자신있다는 설명이 곁들여진다. 중소기업인의 성공모델로 통하는 그는 시간이 날때마다 후배 중소기업인들과 다양한 경험을 나누고,이들의 어려움을 대변하는데도 열성적이다. 중소기업정책심의위원(95∼97년)을 지내기도 하는 등 중소기업 정책이론에도 해박하다. "세계 시장은 이제 울타리가 무너진 동물원입니다.강자만이 살아남을수 있게된거죠.하지만 한국은 아직 토끼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는 큰 도움이 안되는 중소기업 우대정책,크게 오른 인건비에 비해 별스런 변화가 없는 생산성과 기술,투자회수 시간이 없는 단기성 정책자금 등 다양한 문제점들을 열거하며 열악한 중소기업환경을 안타까워 했다. 그러나 임 사장은 오늘도 눈에 띄지 않는 나사처럼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나마 밤 10시까지 우렁차게 돌아가는 공장 기계소리가 그의 답답한 가슴을 달래준다. 가난했던 고학생에서 '나사 대통령'이 된 지금도 세계 최고의 나사만들기를 위한 노력은 여전하다. 네 딸과 사위가 있지만 회사는 자식들에게 안물려줄 생각이다. 눈물젖은 빵을 먹어보지 못한 자식세대는 기업에 대한 애착심이 자신같지 않기 때문이다.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임 사장의 도전정신은 어느 젊은이 못잖다. 명화금속을 세계 최고의 나사제조회사로 키우기위해 몸이 허락하는 날까지 현장을 지킬생각이다. 그는 눈에띄지 않는 곳에서 한국 경제를 탄탄히 조이고 있는 '나사같은' 기업인이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