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참사] (현장중계) "결혼 10개월만에..." 곳곳 울음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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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참사가 발생한 대구지하철 현장에는 19일에도 시신을 찾기 위한 노력과 함께 실종자를 찾아 나선 가족들의 안타까운 발걸음이 이어졌다.
또 시신이 안치된 대구지역 각 병원에는 사망자 가족들의 오열이 터져 나왔다.
○…현장 주변에서 사망자와 실종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속속 알려지면서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결혼한 지 10개월 만에 아내 민심은씨(25)를 잃은 김구한씨(31)는 참사가 발생한 18일 오전 9시55분께 아내로부터 "오빠,연기 때문에 숨을 못 쉬겠어,오빠 사랑해"라는 전화를 받았으나 곧바로 끊겼고 이후 수차례 아내의 휴대폰에 전화를 걸었으나 응답이 없었다.
김차연씨(63)는 올해 초등학교를 졸업한 손녀 박혜영양(13)이 외가에 들르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변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 자신 탓이라며 울부짖었다.
9남매 중 넷째 오빠를 잃었다는 이무순씨(54)는 "오빠가 다음달 1일 이사한다고 큰 오빠와 함께 부모님 산소에 가려고 지하철을 탔다 변을 당했다"며 오열했다.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들의 이야기도 전해져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지난 18일 중앙로역 방화 현장에서는 지하철 검수팀 장대성(37),김상만(32)씨가 참사 속에서 승객들을 먼저 구하고 자신들은 산화했다.
이들은 사고 직후 중앙로역 상황실로부터 "화재가 났으니 도와달라"는 연락을 받고 급히 현장으로 들어가 매연 속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는 승객들을 차례차례 대피시켰다.
특히 검은 연기가 지하철 역사를 가득 메우면서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승객들은 물론 역 직원 대부분이 대피하는 과정에서도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화재 현장에 다시 들어간 직후 "역내 기계실에서 승객 10여명과 함께 대피해 있다"는 교신을 끝으로 연락이 두절됐다.
결국 이들은 19일 승객과 함께 역내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