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 부도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대부분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계열사 등에 대한 자금지원이 경영난의 주요 요인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은 재무제표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상태에서 부도위기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은 화인썬트로닉스가 지난 14일 1차 부도를 낸 것으로 파악,17일 매매거래 정지와 함께 관련 내용 공시를 요구했다. 국제정공도 이날 같은 이유로 거래가 정지됐다. 이들 기업은 모두 지난 주말 1차 부도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장시간 거래가 이뤄져 상당한 주식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되살아난 부도 공포=2월 들어 1차 부도를 낸 기업은 화인썬트로닉스 코리아링크 국제정공 등 3개사에 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정보기술(IT)업종 불황보다도 대주주 및 관계사에 대한 리스크가 자금난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화인썬트로닉스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매출과 현금자산이 함께 늘어나는 우량 기업으로 꼽혔다. 작년 3·4분기 현재 현금성 자산만 1백81억원에 달했다. 재무제표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이 회사는 그러나 지난 14일 불과 4억원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대주주 최권호씨에게 27억원의 담보를 제공한 데 이어 실체가 불분명한 장외기업에 40억원을 출자키로 하는 등 석연치 않은 행보를 해왔다. 코리아링크는 자회사 아이쎈에 대해 자금을 집중적으로 퍼부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해 초 이후 아이쎈에 운영자금을 대여하거나 채무보증을 선 건수만 10건,금액으로는 1백억원이 넘는다. ◆'부도 정보' 시스템이 없다=국제정공은 지난 14일 1차 부도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17일 오후 1시24분까지 거래가 이뤄졌다. 거래량도 2백79만주에 달했다. 화인썬트로닉스도 이날 오전 9시50분까지 거래됐다. 국제정공 주가가 보합수준이었던 데 반해 화인썬트로닉스는 6.5%나 상승했다. 한 투자자는 "1차 부도가 난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주식을 사들였다"며 "2차 부도까지 나 퇴출되면 누가 손해를 물어주느냐"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부도 내역을 취합하는 금융결제원이 상장 및 등록기업의 1차 부도 사실에 대해선 다음날 증시 개장 전에 통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CEO와 대주주가 바뀐 뒤 관계사 및 대주주에 금전 대여가 많거나 불확실한 타법인에 대해 출자가 늘어나는 기업은 재무제표의 건전성에 관계 없이 조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