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간부들이 아직 임기를 몇 달 남겨놓은 은행장의 재임을 조기에 요청하고 나서 화제다. 17일 부산은행에 따르면 최근 본점 팀장급과 일선 영업점장 등 간부들이 모임을 갖고 오는 7월 임기만료되는 심훈 행장의 재선임을 3월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 재선임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아 이같은 뜻을 심 행장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간부들은 심 행장에게 3월로 정기주총에서 사임 동시에 재신임을 받는 형식을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황남용 홍보팀장은 "7월 임기만료때 재선임 절차를 밟으려면 임시주총을 새로 열어야 하는 등 비효율적인 부분이 많아 정기총회 때 재선임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은행 간부들이 이처럼 심 행장의 재임을 적극 추진하고 나선 것은 2000년 7월 취임 이후 부산시 금고를 유치하고 매년 창립이래 최고의 경영성과를 내는 등 뛰어난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부산시금고 재계약을 앞두고 있고 부산은행이 한 단계 더 도약해 초우량 지방은행이 되기 위해서는 심 행장의 능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데 직원들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간부들은 설명했다. 또 조기 재선임 추진 배경에는 한국은행 간부인사를 앞두고 심 행장 대신 다른 한국은행 출신 인사가 사장으로 선임되는 것을 막아보자는 의도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은행의 한 간부는 "심 행장의 경영성과에 대해 주주들도 높이 평가하고 있는 만큼 3월 주총에서 재신임을 받는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당사자인 심행장은 간부들의 이같은 재임 요청에 대해 아무런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간부들은 "고사하지 않는 것은 받아들이겠다는 의사표현이 아니겠느냐"고 긍정적인 해석을 하고 있다. 심 행장은 부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지난 1996년 한국은행에 입행, 부총재를 지냈으며 지난 2000년 부산은행장으로 취임했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기자 lyh9502@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