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鄭夢憲) 현대그룹 회장은 16일 "대북 7대 사업의 대가로 북한에 5억달러를 송금했다"면서 "이것이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오후 금강산 육로 시범관광을 마치고 돌아온 뒤 강원도 고성군금강산콘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범위한 대북 사업권 획득뿐 아니라 남북정상회담 성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 5억달러를 북한에 송금했다"면서 "대북송금이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이어 "대북경협사업은 남북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정부 당국의 깊은이해와 협조가 불가피했다"고 밝혀 대북송금과 경협사업 추진 과정에 정부가 깊숙이개입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정상회담이 남북경협 외에 남북간 긴장해소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생각해 북측에 (정상회담) 의사를 타진했다"면서 "북측에서도 필요성을 공감해2000년 3월8일 박지원 실장과 송호경 북한 아태부위원장의 첫번째 만남을 (현대가)주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98년과 99년에도 남북 당국간의 대화 채널은 열려 있었던 것으로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7대 대북사업 독점권을 외국기업이 아닌 현대가 확보함에 따라 향후남측 기업들이 북한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면서 "그동안 합의서를 공개하지 못한 것은 대북사업에 관심을 보여온 일본, 독일 등과의 불필요한 경쟁과 마찰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이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