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지난 9일 손길승 회장에게 사의를 표명했으며, 오는 20일 열리는 회장단 회의에서 손 부회장의 사퇴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손 부회장은 11일 오후 전경련 기자실에 들러 "지난 9일 손 회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새 회장을 추대하는 데만 신경을 썼는데 그 일이 끝났기 때문에 본인의 문제를 생각하게 됐다"며 "친구인 손 회장이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본인이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거취문제를 이학수 삼성구조조정본부 사장하고도 상의했으며 이건희 삼성회장에게도 사퇴의사를 전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6년간 전경련 부회장직을 맡아 심신이 무척 피곤한 상태"라며 "전경련 부회장직을 그만두면 겸직하고 있는 전경련 국제경영원 원장으로만 일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손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전경련은 오는 20일 열리는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 사의수락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손 부회장이 지난 7일 열린 전경련 총회에서 부회장에 연임된 데다 손 회장 추대의 `일등공신'이었다는 점에서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 재신임 될지, 아니면 사퇴가 결정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전경련 관계자는 전했다. 만일 회장단 회의에서 손 부회장의 사의를 수락하면 전경련은 빠른 시간내에 임시총회를 열어 후임자를 결정하게 된다. 손 부회장은 신임 회장이 일을 잘하기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으나 며칠전 총회에서 연임됐고 손 회장 선출이후 간부회의 등을 통해 의욕적인 일처리를 지시하는 등 열의를 보였기 때문에 갑작스런 사퇴의사 발표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그동안 재벌정책을 놓고 갈등관계를 보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나 손부회장의 이런 태도에 불만을 지닌 재계 일부의 압력 때문에 사의를 표명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손 부회장이 사퇴한다면 후임으로 전경련 내부에서는 정태승 전무,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전경련 부회장 선임에는 회장의 의중이 절대적이라는 측면에서 재계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손 부회장은 지난 97년 전경련 부회장에 선임됐으며 손 회장과는 진주중 동기동창인데다 서울대 상대, ROTC 1년 선후배 사이로 사석에서 말을 놓는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 ssh@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