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강활은 지리산에서 자라는 독초다. 지리산을 찾은 사람 중 1년에 한 명 꼴로 이 풀을 먹고 생명을 잃는다. 그러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자생식물이용개발사업단의 실험결과 지리강활은 뛰어난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몸무게 1㎏당 5백㎎을 복용하면 독초가 되지만 그 절반인 2백50㎎을 복용하면 천연항암제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최근 생약 개발과 건강보조식품 등 바이오 산업이 각광받으면서 우리나라 산야에 자생하는 약초와 약나무에 대한 새로운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11,18일 오후 11시에 방송하는 MBC 다큐멘터리 '약초전쟁'은 약초들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고부가가치의 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지리산 인근 함양군 마천면의 작은 마을에는 오가피나무 등 20여종의 나무를 이용해 약을 짓는 할머니가 있다. 또 산청군 생초면에 사는 한 할머니는 야산이나 들에서 나는 20여종의 풀을 이용해 환 형태의 약을 만든다. 제작진은 위장계통에 좋다고 소문난 이 약들을 경상대 건강과학연구원에 의뢰해 그 효과를 조사했다. 한달 동안 약을 투여한 실험용 쥐들과 그렇지 않은 쥐들을 하룻동안 굶긴 상태에서 위염을 유발시키는 아스피린과 알코올을 투여했다. 그 결과 약을 먹은 쥐들의 위에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던 데 반해 약을 먹지 않았던 쥐들의 위장 점막에는 출혈현상이 나타났다. 미국은 이같이 효과가 있는 약초들을 이미 식품첨가제로 인정해 상품화했다. 미국에서 형성된 약초시장은 무려 72조원.약초의 원산지로 불리는 한국의 경우 1조5천억원의 규모에 불과하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진주 MBC의 김석창 PD는 "한국 생약시장의 후진성을 되짚어 보고 우리 약초가 가지고 있는 장점과 개발 가능성을 찾아보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