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프랑스는 유엔 감시하에서 이라크를 무장해제시키는 방안을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이 이라크 무기사찰 2차 보고서를 제출한 직후인 오는 14일 유엔 안보리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페터 슈트루크 독일 국방장관이 9일 밝혔다. 뮌헨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안보정책회의에 참석중인 슈트루크 장관은 이날 독일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프랑스와 협력하고 있으며 이 방안이 블릭스단장의 보고 직후인 오는 14일 유엔 안보리에서 긍정적으로 접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에 따르면 독일과 프랑스가 마련한 이 방안은 이라크에수 천명 규모의 유엔 평화유지군을 파견해 무장해제를 감독하는 한편 유엔 무기 사찰단원을 3배로 증원하고 프랑스 미라주 정찰기를 사찰단에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또 이라크 전체를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이라크 주변국들이 이라크산 원유밀매 근절 협정을 체결하는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슈트루크 장관은 이라크 사찰단에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기회를 주기 위해사찰단 숫자를 늘리자는 프랑스측의 제안이 논의의 시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독일이 이 방안에 따라 유엔 평화유지군에 참여할 준비가 돼있다고밝혔다. 슈트루크 장관은 그러나 이 방안의 세부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으면서 보도된 세부사항이 모두 정확한 것은 아니라고만 말했다. 이에대해 프랑스 외무부의 베르나르 발레로 대변인은 독일과 프랑스가 이라크무장해제를 위한 비밀계획을 논의한 것은 아니며, 다만 프랑스가 지난 5일 유엔 안보리에서 제안했던 사찰단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해왔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대해 벨기에는 전쟁을 피할 기회라면서 이 방안에 대해 즉각 찬성하고 나섰다. 루이 미셸 벨기에 국방장관은 "아직 많은 의문점이 남아 있기 때문에 우리는 프랑스와 독일의 편에 남아있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도 유엔 안보리가 이 방안을 승인한다면고도로 숙련된 러시아의 사찰단과 정찰기들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 방안이 독일과 프랑스가 반대하고 있는 대(對)이라크 군사행동을 지연하기 위한 책략이라며 비난했다. 뮌헨 회의에 참석중인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독일과 프랑스 국방장관이 도널드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에게 독일 언론에 처음 보도된 이 방안의 세부내용에 대해설명하지 않았다면서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럼즈펠드 장관이 독일.프랑스 관리들과 회담을 갖기위해 이곳을 방문했는데 아무도 그에게 얘기하지 않았다. 이는 상서롭지 못한 출발"이라고 말했다.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도 "이는 미국의 군사행동을 봉쇄하려는 의도를 가진계획이며 의미있는 사찰이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뮌헨 AP.AFP=연합뉴스)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