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가 경기도 파주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LCD기지를 건설키로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수도권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지방공단에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기존 인력과 공장이 있는 경북 구미를 놔두고 수도권으로 올라온 이유와 수도권 중에서도 신정부가 경제자유구역으로 키우려는 송도신도시가 아닌 파주를 선택한 배경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는 것. LG필립스LCD는 경북 구미에 1공장에서부터 4공장까지를 완공한 상태이며 올해 5공장, 내년과 내후년에 6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그동안 사업기반을 다진 구미를 떠나 새로운 근거지를 찾게 된 배경에 대해 전재완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은 우수인재 확보를 첫번째 이유로 꼽았다. 그동안 수도권대학 출신들이 지방근무를 기피해 구미공장은 경북대 부산대 영남대 포항공대 등 지방대 출신으로 채우고 수도권 출신은 본사와 안양의 연구소로 모으는 이원화체제로 운영해 왔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가 계속되면서 지방에서 우수인재를 유치하는데 한계상황에 이르렀다는게 회사측의 판단이다. 전 부사장은 "LCD 산업은 적기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과 고급 기술인력 확보가 관건"이라며 "인력시장이 넓은 수도권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파주는 서울 강남까지 차로 한 시간 거리이며 일산 신도시는 20∼30분이면 닿아 서울에서 출퇴근이 가능하다. 두번째 이유는 물류에 유리하다는 점. LG공장이 들어설 공단에서 차로 5분만 달리면 자유로와 만나고 여기에서 서해안고속도로 순환고속도로로 쉽게 연결된다. 또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통해 조립공장이 들어서는 중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 세계 각 지역으로 제품을 수송할 수 있다. 향후 북한을 거쳐 시베리아횡단철도나 중국횡단철도가 연결되면 물류는 더욱 편리해진다. 기업들이 몰려 있는 구미공단보다 용수조달에도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파주에는 큰 기업이 없어 공장설립시 적극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작용했다. LG필립스LCD는 당초 경기도 화성과 충남 천안도 공장이전 후보지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화성은 이미 삼성전자와 기아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들어서 있어 투자유치 의지가 약하고 천안의 경우 수도권인력 유치에 불리해 포기했다. 송도신도시의 경우는 LG측이 투자를 검토할 때는 제조업체 유치 계획 자체가 없었다고 한다. LG필립스LCD의 입지선정과정은 경제력분산과 송도신도시 등 경제자유지역 육성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가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