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8일 밤(현지시간) 미국 의사당에서 1시간 동안 행한 연설에서 △감세 등 경기부양책 △의료보험제도 개혁 △환경보호 등 국내 현안은 물론 제3세계 지원 및 국제정세 등에 대한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특히 상당시간을 이라크 북핵 등 국제문제에 할애했다.


부시 대통령은 "전쟁은 계속되고 있으며 미국은 다른 국가들의 결정과는 상관없이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대한 시간이 다가오고 있으며,중동지역에 파견된 미군 여러분의 어깨에 그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며 이라크 전쟁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과 관련,구체적 일정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 대신 다음달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통해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새로운 증거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후세인정권은 '최후의 기회' 놓쳐=부시 대통령은 "유엔 무기사찰단을 통해 이라크가 무장해제할 수 있는 최후의 기회(final chance)를 주었지만 사담 후세인은 유엔과 세계에 경멸을 되돌려 주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라크를 비롯한 무법 정권들은 대량살상무기를 테러 동맹에 제공하거나 판매하고 있으며,테러 단체들은 그 무기들을 최소한의 주저함도 없이 사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의 이같은 주장은 '이라크가 국제 테러의 주범'으로 후세인에 대한 군사적 응징이 불가피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문제를 연설의 후반부에 배정했다.


특히 후세인 정권이 '최후의 기회'를 놓쳤다고 여러 차례 강조,국민들에게 전쟁의 필요성을 설득시키려 했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미 경기회복의 속도와 강도는 미약=부시 대통령은 연설의 전반부를 경기부양 등 국내 이슈에 할당했다.


그는 경기침체와 기업부패 스캔들,주가하락 등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경기 회복의 속도와 강도는 미약하다(not growing fast enough,or strongly enough)'며 우려의 목소리도 담았다.


그는 "미 국민들이 소비와 투자를 위해 더 많은 자금을 갖고 있을 때 경제는 성장한다"며 "국민들이 자금을 확보하도록 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우선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향후 10년간 이뤄질 6천7백40억달러 규모의 세금감면안은 당장 3년내에 2백10만개의 일자리를 추가 창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이즈 퇴치 비상계획 공개=이날 연설에서 부시 대통령은 향후 5년간 1백50억달러가 투입될 '에이즈 구제를 위한 비상계획'을 처음 제시했다.


이를 통해 7백만명이 새로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되는 것을 예방하고,최소한 2백만명을 치료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혀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특히 아프리카와 카리브해 연안지역의 에이즈 확산을 막기 위한 비상계획에는 1백억달러를 추가로 배정키로 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인간복제와 관련해서는 "인간이 실험의 대상으로 태어나거나 죽어서는 안된다"며 "미 의회는 모든 인간복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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