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매각 작업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과 허흥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을 만나 조흥은행에 대한 제3자 실사를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히 노 당선자와의 회동 이후 조흥 노조는 투쟁복을 벗고 정상근무복으로 바꿔 입는 등 독자생존에 강한 기대를 거는 분위기여서 새 정권과 노조간 '밀약설'까지 돌고 있다. ◆조흥은행 처리에 노심(盧心) 반영(?) 이낙연 당선자대변인은 29일 "노 당선자가 이용득 금융노조위원장과 허흥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을 만나 제3의 기관에 조흥은행에 대한 실사를 맡겨 그 결과를 놓고 매각여부를 판단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 23일 신한지주를 조흥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제3자 실사를 조건으로 달았다. 노조 관계자는 "조흥은행 가치를 재평가하면 모건스탠리가 산정한 가격보다 주당 1천원 이상 높게 평가될 것"이라며 "이 경우 5천4백억원의 추가 자금부담이 생겨 신한지주가 인수를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3자 실사결과가 관건 예금보험공사는 조흥은행 3자실사를 희망하는 10여개 기관에 제안서 제출을 통보하는 등 본격적인 실사 준비에 들어갔다. 예보는 실사기관을 선정하기 위해 조흥은행 1명,예보 1명,외부 인사 3명 등 5명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구성했다. 실사기관은 2월초 선정되고 실사기간에는 3∼4주가 필요해 오는 3월부터 예보와 신한지주간 가격협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편 조흥은행은 지난해 5천8백60억원의 적자를 냈다고 29일 발표했다. 조흥은행은 충당금 적립전 경상이익으로 1조5천6백13억원을 냈지만 향후 제3자 실사과정에서 부실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냈다고 설명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충당금을 충분히 쌓았기 때문에 올해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중 당기순이익 목표는 최소 5천5백억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적자 결산이 조흥은행 제3자 실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