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금융 보안 비상] <中> '사이버 주식 거래'..백업시스템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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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트레이딩시스템(HTS)를 활용하는 사이버 주식투자자들이 크게 늘고 있으나 이 분야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인터넷 마비 사태에 이은 은행권의 잇단 사고는 온라인 증권부문의 사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점을 일깨워 주고 있다.
금융당국도 온라인 주식거래쪽에서의 사고 방지를 위해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전산투자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증권사의 인식 부족도 걸림돌중의 하나다.
◆ 급증한 온라인거래 비중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전화 또는 객장주문을 제외한 온라인 주식거래 비중은 지난해 9월 63.5%까지 증가했다.
HTS 도입 초창기인 1999년 1월 온라인 거래비중이 3.6%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
특히 개인투자자가 많이 참여하는 코스닥시장의 온라인비중은 79.1%(2002년 11월 현재)에 이른다.
전체 증권사의 온라인 계좌도 5백30만계좌에 달한다.
◆ 허술한 백업시스템
온라인을 이용한 주식거래가 보급되면서 전산관련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증권업계에 가장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던 사건은 지난 2000년 9월28일 동원증권의 전산마비 사태였다.
당시 동원증권의 배수관이 파열됐고 배수관에서 흘러나온 물이 주전산시스템과 백업시스템이 함께 있는 전산실로 스며들었다.
물에 약한 전산장비들은 올스톱됐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원은 증권사에 사고가 발생해도 투자자들이 온라인 거래를 정상적으로 할 수 있도록 안전한 백업시스템을 지난해 말까지 갖추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완벽한 백업시스템을 갖춘 증권사는 많지 않다.
삼성 LG 현대 대우 대신동원 신영 동양종금증권 등이 비교적 안전한 백업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43개 증권사 가운데 11개사만 백업시스템을 두고 있을 뿐이다.
금융당국이 백업시스템 구축시한을 늦추고 있지만 증권사들은 비용이 많이 든다며 난감해 하고 있다.
◆ 부진한 전자인증
지난해 8월 대우증권 직원이 D사 주식을 불법매수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직원은 기관투자가의 HTS 계좌를 몰래 이용해 D주식 2백58억원어치나 불법적으로 사들였다.
이는 증권사 온라인 계좌의 허술한 보안체계를 드러낸 사건이었다.
금융당국은 오는 3월부터 증권투자자들이 온라인 거래를 하려면 반드시 전자인증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발급 실적이 부진한 상태이다.
지금까지 전자인증서를 받아간 증권투자자는 30여만명에 머물고 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