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그룹은 지난 95년 김준성 명예회장(전 경제부총리) 부자가 이수화학을 인수하면서 본격 출범했다. 김 명예회장이 이수화학을 맡은 것은 김우중 전 대우 회장과 사돈관계를 맺은 것이 계기가 됐다. 지난 87년 김우중 회장의 외동딸인 선정씨와 결혼했던 3남 김상범 회장이 95년 이수화학의 대표이사 부사장이 되면서 경영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김 명예회장은 아들의 사업을 돕는다는 차원에서 회장직을 맡아 함께 회사를 이끌어왔다. 김 명예회장은 2000년 아들인 김 회장에게 자리를 넘긴 뒤 소설 등 창작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1958년 소설가 김동리씨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인간 상실'을 실으며 등단했다. 그러나 산업은행 총재, 한국은행 총재, 경제부총리, 삼성전자 회장, (주)대우 회장 등 금융 및 재계 활동을 하느라 한동안 창작활동에는 소홀할 수 밖에 없었다. 퇴임 이후 소설 쓰기를 본격화한 그는 최근에는 '청자 깨어지는 소리'라는 일곱번째 소설집을 펴내는 등 왕성한 창작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김 명예회장은 이수그룹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지만 투자계획 등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거 경험을 살려 금융분야 진출 등에 대해 아들인 김 회장과 열띤 토론을 벌일 정도라고 한다. 그룹 관계자는 "김 명예회장이 투자 효율성과 자금흐름 등에 대해 높은 식견을 갖고 있어 그의 의사는 항상 존중된다"고 말했다. 현재 이수그룹의 경영권은 아들인 김 회장이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다. 주력기업인 이수화학의 지분을 이수건설이 25%, 김 회장이 7.4%, 김 회장 부인인 선정씨가 6.1%를 각각 보유하고 있는데 이수건설 주식도 전체의 절반 가량을 김 회장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