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믿음직한 이창호 9단의 막판 분전에 힘입어 국제대회 19연속 우승을 이뤘다. 지난 23일 중국 상하이 홍차오 호텔에서 벌어진 제4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최종전에서 한국팀의 주장으로 나선 이 9단은 중국의 뤄시허 9단을 2백42수 만에 백 불계로 제압하고 한국의 우승을 이끌어냈다. 이 9단의 이날 승리로 한국은 농심배 4연패를 달성했다. 진로배와 SBS연승전 등 과거의 단체전까지 포함하면 10연속 우승이다. 또 지난 2000년 8월 조훈현 9단이 후지쓰배를 정복한 이후 벌어진 국제기전에서 한국은 단 한 번도 우승컵을 놓치지 않아 세계대회 무적임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이번 농심배는 박영훈 3단(한국)과 후야오위 7단(중국)이라는 신예를 세계 정상급 기사로 발돋움시킨 대회이기도 했다. 한국의 첫 주자로 나선 박 3단은 구리 7단(중국),왕리청 9단(일본),창하오 9단(중국),장쉬 7단(일본) 등 중국과 일본의 정상급 강자들을 잇달아 연파하며 거센 돌풍을 일으켰다. 박 3단의 예상 밖 선전으로 한국의 낙승으로 끝날 것 같던 대회 분위기는 그러나 후야오위라는 다크호스의 등장으로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중국팀의 네번째 기사로 나온 후야오위는 고바야시 고이치(일본),조훈현,요다 노리모토(일본) 등을 연파하며 대회 최다인 5연승을 거두며 히어로로 부상했다. 한편 국내 1위부터 5위까지를 출전시키며 권토중래를 노린 일본은 이번에도 중간에 전원이 탈락하며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