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계 은행인 크레디 리요네 코리아가 제정한 "크레디 리요네 아트북 프로젝트"의 제1호 작가로 선정된 서양화가 엄정순씨가 서울 소격동 학고재화랑에서 기념전을 갖고 있다. 인체 풍경 등의 다양한 이미지를 회화 디지털프린트로 제작한 작품들을 내놨다. 크레디 리요네 코리아는 문화사업 일환으로 한국의 젊은 작가 1명을 매년 선정해 작품집 발간과 기념전을 지원한다. 엄씨의 작품은 선(線)을 기본으로 한다. 잔뿌리처럼 무수하게 긁어내는 선의 궤적은 꽃이나 인물이 되기도 하고 때론 풍경이 되기도 한다. 그 선들은 대상을 암시하는 기호를 의미하기도 하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과의 관계를 되짚어보는 의도도 담겨 있다. 작가는 시각장애학교에서 맹아들과 같이 작업을 한다. 엄씨는 "작업의 시작인 "본다"라는 풀리지 않는 질문을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눈을 빌어 관통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30일까지. (02)720-1524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