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체와 일부 외산업체가 대부분이던 공기청정기 시장에 삼성전자, 일렉트로룩스, 샤프 등 국내외 유력 가전업체들이 잇따라 진출, 치열한 경쟁과 함께 시장판도의 변화가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공기청정기를 출시해온 삼성전자가 오는 3월부터 고급형 공기청정기를 직접 생산, 판매키로 하고 신제품 공기청정기를 탑재한 '하우젠 에어컨'을 최근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공기청정기는 공기청정 기술의 핵심인 필터에 제균, 집진 능력을 강화시켜주는 기술을 적용한 '나노 e-헤파 시스템' 방식으로 현재 특허출원중이다. 유럽 최대 백색가전그룹인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도 미세먼지 흡입률이 뛰어난최고급 공기청정기 2종을 내달 중순부터 국내에 시판키로 했다. 공기청정기를 드럼세탁기, 청소기와 함께 한국시장 공략의 3대 품목으로 정한일렉트로룩스는 공기정화율 99%에 먼지센서 뿐아니라 소음센서까지 부착한 첨단 제품임을 내세워 고소득층을 집중적으로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이에앞서 지난해말에는 일본 샤프가 독감 바이러스를 없애는 플라즈마 클러스터이온 방식의 공기청정기 3종을 내놓고 국내에서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펴고 있다. 샤프는 올해안에 시장점유율 30%로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밖에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청풍과 웅진코웨이, 청호나이스 등에 이어 OEM방식으로 공기청정기를 수출해오던 삼진이 내수시장에 뛰어들었고 위닉스, 한일전기, 두원테크, 스타리온 등 중소 업체들도 최근 공기청정기를 출시했다. 또 사업다각화를 추진중인 만도공조와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자체 기술력과 수익성, 물류비 등을 종합 검토하면서 공기청정기 생산을 타진하고 있다. 국내외 가전업체들이 이처럼 앞다퉈 공기청정기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최근들어 맑은 공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친환경적인 가전제품이 주목을 받게 되면서 공기청정기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지난 2001년 12만대에서 지난해 32만대로 성장한데 이어 올해는 6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급격한 신장세를 보이면서 3-5년내에전자레인지나 진공청소기 시장을 능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기청정기는 최근 3년간 매년 80% 이상 성장하는 등 김치냉장고에 이어 황금시장으로 부각되고 있고 보급률도 아직 미미한 수준이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포함한 많은 대기업들이 올해안에 대거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