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화되는 펀드大戰] (7) 기관비중 너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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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인 개인투자고객을 확보하라.'
펀드를 판매하는 증권사나 은행들은 개인고객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애쓴다.
장기여유자금을 굴리는 개인고객을 '평생고객'으로 만드는 것이 탄탄한 영업기반을 구축하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펀드 운용측면에서도 장기자금이 많아야 짜임새 있게 운용하면서 수익률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외형 경쟁에 치중하다보니 금융회사나 일반법인 연기금 등 기관 자금을 유치하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
개인보다는 기관자금이 거액이기 때문에 실적도 크게 늘어난다.
"개인 고객의 중요성을 모르지 않지만 일시에 많으면 수천억원씩 끌어올 수 있는 일반법인 등 기관 상대 영업에서 승부를 낼 수 있다"(신대식 한국투자신탁증권 상무)는 것이 국내 시장의 현실이다.
◆지나친 기관비중
투자신탁협회 집계에 따르면 전체 투자신탁 수탁고 가운데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0년 12월말 31%에서 지난해 11월말엔 29%로 줄었다.
최근 3년동안 추세를 보면 전체 수탁고 중 기관자금은 7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개인자금은 30% 수준을 오르내리고 있다.
기관자금은 그 성격상 6개월 안팎의 단기자금이 대부분.판매사들도 이 자금을 MMF(머니마켓펀드)나 단기채권펀드로 넣을 수밖에 없다.
물론 개인투자고객을 상대로 한 영업에 어려운 점이 많다.
대우채 사태 이후 투신상품에 대한 개인고객의 신뢰성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기관을 상대로 한 영업이 더 수월한 점도 부인하기 힘들다.
그러나 기관자금의 비중이 과다하게 높으면서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한투증권 신 상무는 "기관자금이 많을수록 중도환매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자산 구조가 취약해진다"며 "현재 7 대 3 비율인 기관과 개인의 비중을 3 대 7 구조로 바꾸는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수수료 할인경쟁
기관자금 유치경쟁이 심해지다보니 제살깎아먹기식 영업행태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말 미래에셋투신운용에서 0.132%라는 초저가 수수료를 매긴 '올마이티펀드'를 내놓으면서 수수료 할인경쟁이 벌어졌었다.
펀드운용의 수수료는 최소 0.21∼0.26%는 돼야 판매사나 운용사가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초저가 펀드가 확산될 경우 업계의 수익기반이 취약해진다는 우려감이 제기됐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권이 펀드영업을 강화하는 데다 오는 8월 방카슈랑스 제도 도입 이후 보험사까지 펀드판매에 나설 경우 수수료 인하경쟁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승부처는 자산관리형 시장
투신시장이 한 단계 성숙하기 위해선 기관위주의 영업에서 하루빨리 탈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수수료 할인경쟁보다는 질 높은 서비스로 승부를 해야 한다는 것.한투증권 대투증권 등은 물론 삼성 LG투자증권 등 대형증권사가 '자산관리형 영업'을 앞다퉈 강화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성균 삼성증권 상무는 "수익증권만 파는 것이 아니라 자산관리의 조언자인 웰스 코퍼레이터(Wealth Cooperator)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자가 자신의 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선 여러가지 상품을 갖춰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최명수 기자 may@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