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의 견인차인 독일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지난 93년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독일 통계청은 16일 지난해 독일 국내총생산(GDP) 실질 성장률이 0.2%로 잠정집계돼 지난 93년의 0.1%를 제외할 경우 89년 독일 재통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발표했다. 이는 2001년의 0.6% 성장에 비해서는 물론 독일 정부의 공식 전망치 0.5%나 대부분 민간 경제전문가들이 작년에 예측했던 0.3%보다도 크게 낮은 것이다. 통계청은 또 지난해 재정적자가 모두 772억유로로 GDP의 3.7%를 기록하며, 유럽연합(EU).성장안정협약 기준치인 3%를 크게 초과했다고 밝혔다. 2001년 재정적자는GDP의 2.8%인 575억유로였다. 이날 발표된 재정적자 통계는 잠정치이며, 지난해 12월 세수가 예상보다 늘어난것으로 추계돼 오는 3월초 나올 최종치에서는 적자규모와 비율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문제는 올해도 경제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독일의 6개 주요 경제연구소는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보다 0.5%이상 낮춰 1%이하대로 잡았다. 특히 올해 상반기 경제를 전망하는데 중요한 자료중 하나인 지난해 4.4분기 통계는 이날 발표되지 않았으며 오는 3월 최종 공식 집계치와 함께 발표된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작년 4.4분기 성장률이 3.4분기의 0.3%에 비해 크게 낮을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라 올해 1.4분기 성장이 0.1% 또는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경제전문지 한델스 블라트는 독일 경제가 1.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할가능성이 있으나 일부 긍정적인 지표들도 나오고 있다면서 향후 몇 달 간이 독일 경제의 성장과 후퇴 여부가 결정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작년 독일 경제의 부진은 경제에서 수출 비중이 높아 유로권 다른 나라에 비해세계경제 침체 영향을 더 많이 받은데다 국내 수요도 위축돼 성장기반이 부실해졌기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민간 소비는 0.5%, 설비투자는 8.4%, 건설투자는 5.9%가 각각 감소했다.국가 재정지출만 1.5% 늘었다. 또 독일을 대표하는 기업인 폴크스바겐을 비롯한 지멘스 등 대기업들의 매출이격감하고 작년 11월에는 소매판매가 3년래 최악을 기록하는 등 내수시장이 얼어붙어있다. 이에 따라 12월 실업률은 4년반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높아졌으며, 독일의 대표적 주가지수인 DAX지수는 지난해 모두 44%가 급락하는 등 총체적 경색국면에 놓여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