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조흥은행 매각을 위한 첫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해 오는 23일 오전 9시에 다시 회의를 열기로 했다. 전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회의가 끝난 뒤 "2차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계에선 2차 회의에서 신한지주를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 23일 결론 내릴듯 =이날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는 "조흥은행 매각을 질질 끄는 것이 대외적으로 보기에 안좋은 데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더라도 본계약까지는 협상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2차 회의에서 결론을 내리자는 분위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재경부 관계자도 "다음 번엔 만장일치가 아니더라도 표결로도 결론을 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유재훈 공자위 민간위원은 "매각 주간사인 모건스탠리 외에 또 다른 제3자의 적정가격 평가를 받아보자고 제의했다"며 "2차 회의에서 신한지주를 낙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모건스탠리가 해당 위원에게 개별적으로 설명을 하기로 했다"며 "23일 회의에는 별다른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쟁점 사항 =조흥은행을 둘러싼 이날 공자위의 최대 쟁점은 '매각 시기'와 '가격'이었다. 예보 관계자는 "공자위원들은 여전히 가격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유 위원은 "조흥은행 매각의 목표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인 만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전에 지금 파는게 과연 적절한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파는게 좋다는 판단이 서더라도 분할매각과 경영권 일괄매각중 어느 것이 유리한지도 찬찬히 뜯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추가 부실이 발견되면 인수가격을 최대 10% 깎을 수 있다고 내건 신한지주의 단서조항을 완화하고 주식납입분에 대해 최저가격을 보장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문제도 쟁점이 되고 있다. ◆ 조흥은행 노조 총파업 예고 =조흥은행 노조는 공자위 2차 회의에서 신한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되면 2차 회의 이전에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규 노조 부위원장은 "신한지주와의 합병이 기정사실로 굳어진다면 오는 23일 이전에 전면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조흥은행 노조가 전면 파업에 나설 경우 설을 앞둔 자금시장에 큰 혼란이 우려된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