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최근의 채권금리 하락과 관련, 시장 일각에서 거론되는 '콜금리 인하론'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16일 "최근 지표금리인 국고채(3년만기) 수익률이 연 4%대로 낮아지고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는 등 금융시장이 다소 불안하게 움직이자 일각에서 콜금리 인하문제를 거론하고 있으나 금리를 변동해야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장기금리가 내려 4%대에 진입했다고는 하나 아직 콜금리(4.25%)와는 0.7%포인트 이상의 격차가 있는만큼 채권금리가 좀 내렸다고 해서 콜금리 인하와 연결짓는 것은 무리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금리와 환율 하락이 콜금리 결정에서 고려해야할 부분이긴 하지만지금 중요한 것은 미국-이라크전쟁 등 대외변수와 투자.수출.소비"라며 "수출은 올들어 작년 10월 이후의 호조가 이어지고 있고 투자도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반면소비는 둔화되고 있어 통화정책을 어느 한 방향으로 몰고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설명했다. 한은의 다른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가 둔화됐다고는 하나 신용불안문제가 완전히 가신 것이 아니며 단기자금문제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금리인하 주장은 너무 성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금리가 떨어지는 것은 채권발행 물량이 감소한 상태에서 경제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경향 등 수급상의 문제가 겹쳤기 때문으로 이같은 상황이장기화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당장 금리를 움직여야할 시급성이 없는만큼 국내외 경제의 불안 요인인미-이라크전쟁 추이와 수출.설비투자.소비 동향을 당분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