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케이스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정지선 총괄 부회장(31).지난해 말 부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해 사실상 그룹을 이끌고 있다. 30대인 정 부회장의 급부상은 동종업계에도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경쟁업체인 롯데의 신동빈 부회장(48),신세계 정용진 부사장(37)과 함께 젊은 '트로이카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됐다. 현대백화점그룹 정 부회장은 주력인 백화점을 비롯 TV홈쇼핑 호텔 여행 물류 등의 사업을 벌이는 계열사간 조정업무를 맡는다. 아버지인 정몽근 회장이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 부회장은 오너 최고경영자인 셈이다. 그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획조정본부도 신설했다. 기획 인사 재무 홍보 등 핵심 업무를 관장하는 곳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인터넷쇼핑몰,편의점,슈퍼체인점 사업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전경련 산하 유통산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부친인 신격호 회장이 여든을 넘어서면서 주변에서는 그를 후계자로 지칭하지만 본인은 지극히 몸을 낮춘다. 이런 겸손함 덕분에 롯데 안팎에선 그를 뉴리더로 꼽는 이가 적지 않다. 이화경 오리온그룹 사장(47)은 외식업계의 다크호스로 꼽힌다. 이 사장은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부인이자 동양그룹 창업자인 고 이양구 회장의 둘째딸이다. 지난 75년 동양제과에 입사,2000년 사장에 올랐고 2001년 9월부터 외식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 사장이 직접 경영하는 패밀리레스토랑 베니건스는 지난해 롯데에 인수된 TGI프라이데이스와 한 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이기형 인터파크 사장(40)은 데이콤 사업부 시절 이 사업에 참여,7년간 인터넷쇼핑몰과 씨름해왔다. 최근 하루 매출 20억원,연간 매출 3천3백억원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흑자달성을 넘어 새로운 도약을 이룬다는 공격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할인점보다 싸게 판다는 것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40대 CEO가 창업시장을 이끌고 있다. 그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최고경영자는 윤홍근 제너시스 회장(48).한국프랜차이즈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윤 회장은 닭고기 생산업체인 마니커의 영업부장을 끝으로 샐러리맨 생활을 청산했다. 95년 닭고기 프랜차이즈를 창업,5년 만에 대기업 계열사를 제외한 국내 최대 프랜차이즈 본사를 일구어냈다. 창업 열기에 불을 붙인 외환위기와 함께 그의 사업열정이 성공의 열쇠가 됐다는 평가다. 닭고기 프랜차이즈 BHC의 강성모 사장(41)도 인정받는 CEO 중 한 사람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10년간 종사한 경험을 살려 97년 창업했다. 5년 만에 가맹점을 5백개 이상으로 늘리고 '후에버'란 복합점포를 개발,프랜차이즈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용석봉 세이브존 사장(38)은 패션할인점 업계에서 뜨는 별이다. 98년 6월 이름없는 유통업체로 출발,지난해 법정관리 상태였던 한신코아백화점 4개 점포를 인수하면서 업계를 놀라게 했다. 세이븐존은 99년 매출액 7백억원,2000년 1천억원,2001년 1천8백억원을 기록하며 초고속으로 성장하고 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