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 알렝 꾸페리에 에펠이 사장으로 있는 담배회사 알타디스코리아. 스페인과 프랑스 담배 회사가 합쳐져 생긴 알타디스는 세계에서 시거를 가장 많이 파는 회사다. 미국 스페인 프랑스를 중심으로 매년 33억개비를 판다. 세계 시장의 27%다. 알타디스는 한때 한국담배인삼공사에 '오마샤리프'라는 브랜드를 빌려줬던 회사. 그러나 2년전 브랜드를 회수하고 직수입에 나섰지만 그동안 판매량은 매우 저조했다. 그렇다고 대표적인 '골초 나라'를 놓칠 수는 없었다. 지난해 7월 수입업체인 경인담배상사를 인수해 '알타디스코리아'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한국시장에 뛰어들었다. 에펠 사장은 "담배인삼공사가 만든 오마샤리프라는 이미지를 털어내고 '메이드 인 프랑스'라는 점을 부각시키려고 노력했다"고 말한다. 각종 판촉물에 프랑스 국기를 사용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설립후 11월까지 '오마샤리프'의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은 0.3%. 점유율 10%를 넘어선 영국의 BAT코리아나 미국 PM코리아(5.7%), 일본 JTI(4.2%)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에펠 사장은 "역시 안정적인 점유율 확보가 최대 과제"라며 "앞으로 1년간은 인지도를 높이고 토양을 다지는 시기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까지는 점유율을 3%로 올린다는 목표다. 그래도 한국 소비자들이 더 이상 수입품을 배척하지 않게 돼 사업 환경은 좋아졌다. "5년 전만 해도 한국은 폐쇄적인 시장이었죠. 제조사들은 소비자 성향을 배려하지 않는 것 같았고요. 하지만 얼마 전부터는 시장이 개방적으로 급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알타디스코리아는 후발주자의 약점을 뛰어넘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이나 문화 후원을 검토 중이다. "문화를 주도하는 젊은 세대를 공략하는 마케팅을 펼치겠다"는 생각이다. 신제품 출시 전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과 압구정역 인근에서 시연행사를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세계 시거 시장 1위라는 장점을 내세워 시거를 판매하면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데 알타디스는 당초 올해 말로 계획했던 시거 출시 시기를 다시 늦췄다. 한국에선 시거 소비자가 특수 계층에만 국한돼 있어 시장이 무르익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란다. 담배 회사 사장들을 만나다보면 자의건 타의건 다들 흡연자인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에펠 사장 역시 애연가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술을 좋아하면 술을 마셔야 하고 단 것을 좋아하면 단 것을 먹어야죠. 저는 담배 피우는 것을 즐깁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