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위→3위→2위→?' '한국 남자골프의 대들보'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가 테니스의 이형택에 이어 또 한 번 쾌거를 예고하고 있다. 2003년 미국 PGA투어 개막전인 메르세데스챔피언십(총상금 5백만달러,우승상금 1백만달러)에서 '대회 한 라운드 최소타' 기록을 갈아치우며 세계랭킹 3위 어니 엘스(34·남아공)와 우승다툼을 벌이게 됐다. 최경주는 12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골프코스(파73)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이글 1개,버디 9개로 11언더파 62타(31·31)를 기록,합계 23언더파 1백96타로 단독 2위를 마크 중이다. 선두 엘스와는 2타차다. 최경주가 기록한 62타는 지난 99년 이 대회가 플랜테이션코스에서 열린 이후 새 코스 레코드다. 종전 기록은 데이비드 듀발과 마이크 위어가 갖고 있는 10언더파 63타였다. 첫날 8위,둘째날 3위였던 최경주는 이 대회 첫날 9번홀 이후 3라운드까지 45홀 동안 단 한 개의 보기도 범하지 않는 안정된 샷감각을 보이고 있다. 최경주는 이날 바람이 산들산들 부는 가운데 3,4,5번홀에서 3연속 버디로 출발했다. 한 홀 건너 7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한 데 이어 9∼11번홀에서도 줄버디 3개를 잡았다. 상승세를 탄 최경주는 15번홀(파5)에서 이 대회 첫 이글을 낚았고 16,18번홀을 기분 좋은 버디로 마무리했다. 최경주는 총퍼트 수 25개에서 볼 수 있듯 퍼트가 신들린 듯했으며,18개홀 중 단 한 차례만 그린을 벗어날 정도로 아이언샷도 잘 떨어졌다. 첫날부터 줄곧 선두를 고수해온 엘스는 이날 클럽 선택 미스에 따른 단 한 번의 실수로 최경주에게 추격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엘스는 16번홀까지 이글 1개,버디 8개로 10언더파를 기록하며 최경주에게 5타 앞서 나가다 17번홀(파4·4백86야드)에서 통한의 더블보기를 범했다. 1,2라운드 이 홀에서 드라이버를 빼든 엘스는 이날은 고민 끝에 3번 우드로 티샷을 했는데 그만 훅이 되며 볼이 워터해저드에 빠진 것. 서드샷도 짧아 4온2퍼트가 됐다. 엘스는 '버디홀'인 18번홀(파5·6백63야드)에서도 1.5m 버디 퍼트를 놓쳐 그 홀에서 버디를 잡은 최경주와의 간격이 2타로 좁혀졌다. 처음 같은 조로 편성된 최경주와 엘스는 13일 오전 8시 4라운드를 시작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