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유전자변형(GM) 식품의 수입을 규제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선포했다. 로버트 죌릭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9일 "유럽의 수입제한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전면 위배된다"며 "이 사안을 WTO측에 제소할 준비가 됐다"고 발표했다. 죌릭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GM식품 문제와 관련,워싱턴 당국이 수년간의 망설임을 끝내고 공격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결단을 내렸음을 시사한다. 미국은 세계 최대 GM작물 생산국이며, 유럽은 4년여 전부터 이 작물에 대한 승인을 유예해 왔다. 죌릭 대표는 "유럽의 반과학적 결정이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특히 일부 유럽국가는 미국산 GM식품 원조를 거부하도록 아프리카를 충동질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식량난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의 잠비아는 지난해 10월 미국산 구호식품에 GM작물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