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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석주의 '한국문단 비사'] (29) '문학평론가 김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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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은 경복고등학교를 거쳐 1960년 서울대학교 문리대 불문학과에 입학한다. 그는 서울대 재학시절 한국 문학을 주도하게 될 많은 친구를 사귀게 된다. 김화영.유평근(불문과 1년 선배), 김치수.김승옥(불문과 같은 학년), 곽광수(불문과 1년 선배), 조동일(불문과 2년 선배), 김주연.이청준.염무웅(독문과 같은 학년),박태순(영문과 같은 학년), 김지하(미학과 1년 선배) 등이 그들이다. 1962년 그는 '자유문학' 3월호에 '나르시스 시론(詩論)'을 '김현'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하며 문단에 나온다. 1964년에는 2편의 논문과 등단 평론을 포함한 4편의 평론을 묶어 첫 번째 평론집 '존재와 언어'를 5백부 한정판으로 찍어낸다. 이 무렵부터 김현은 당대의 문학계를 이끌 만한 잠재력을 지닌 이들과 만나 교유한다. 이 중에는 당시 환속해 제주도 화북에 머물고 있던 고은을 비롯해 김승옥의 자취방에서 만난 이청준, 그리고 이듬해인 1965년에 알게 된 황동규.정현종.박상륭 등이 포함되어 있다. 1968년 김현은 1960년대 초에 동인 '산문시대'를 태동시킨 김승옥.최하림.강호무.김성일.김치수.염무웅과 '사계'에 가담한 김화영.황동규.정현종.김주연, 여기에 박상륭.박태순.이청준.이승훈.김병익 등을 끌어들여 이른바 '4.19 세대'가 대거 참여하는 동인 '68그룹'을 꾸민다. 이들은 대부분 1960년대 한국 문학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며 한국 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성과를 일궈낸다. 결성 연도인 1968년을 기려 동인의 명칭을 '68그룹'으로 정한 이들은 "샤머니즘적인 것과 관념적인 유희와 비슷한 것이 되는 대로 결합하여 빚어지는 정신의 혼란 상태"가 한국 문학이 당면한 위기의 근원이라고 진단한다. 1970년 가을 김현은 김병익 등과 손잡고 드디어 문학 계간지 '문학과 지성'을 창간한다. '문학과 지성'은 당시 이미 나오고 있던 '창작과 비평'의 참여론에 대응해 문학의 자율성을 외치며 등장한 잡지로 김현.김치수.김병익.김주연이 편집동인으로 참여한다. 이른바 문단의 '4K'라고 불린 창간동인 가운데 '문지'의 발간에 가장 열성을 보인 이가 김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필자 선정에서 원고 검토까지 두루 감당하며 '문지'의 깃발을 지킨다. 1974년 서른 두 살의 김현은 몇 달 앞서 떠난 김치수에 이어 유학차 북프랑스 스트라스부르로 간다. 그는 거기서 바슐라르 연구가인 망수이 교수 밑에서 공부를 하다 8개월 만에 돌아온다. 김현이 예정보다 일찍 귀국한 것은 표면상 가정 문제 때문이지만 박사 학위를 피하려는 속내가 작용한 결과라고 한다. 말하자면 김현은 학위 없는 대학 교수라는 전례를 만들고 싶어했다. 그는 가까운 동료이자 시인인 황동규에게도 학위 없는 교수이자 시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길 바란다고 했다고 한다. 프랑스에서 귀국한 김현은 '문지' 1975년 겨울호부터 '한국문학의 위상'을 연재한다. 이 글의 기본 발상은 '문학은 억압을 하지 않되 억압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는 "확실히 문학은 이제 권력에의 지름길이 아니며 그런 의미에서 문학은 써먹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문학은 그 써먹지 못하는 것을 써먹고 있다. 문학은 인간에 대한 비억압적인 현실 초월의 기능 때문에 억압적인 세계를 '추문'으로 만들고 현실에 대한 자기 반성을 낳는다"고 말한다. 김현은 또 문학에 대해 '문학은 고통이다' '문학은 꿈이다'라는 두 가지 중요한 명제를 제시한다. '문학은 꿈이다'라는 명제는 김현 문학 이론의 한 핵심이다. 문학의 고유한 기능이 삶에 유익한 교훈과 함께 즐거움,즉 쾌락의 제공에 있다는 사실은 이미 공인된 상식이다. 그러나 김현은 삶에 대한 반성을 방해하고 주어진 조건 속에 주체를 방기하게 만드는 '일시적인 쾌락'의 제공은 '나쁜 문학'의 한 징표라고 본다. 그의 생각에 따르면 문학은 쾌락을 주기보다는 고통스럽게 현실과 자아를 직시하게 만들어야 한다. 따지고 보면 문학보다 현실이 늘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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