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며 학문 연구에 몰두했던 한 여교수의 유가족들이 고인의 뜻을 기려 상속 재산을 학교에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숙명여대는 9일 약학과 교수를 지낸 고(故) 박수선 교수(82)의 유가족들이 장학금과 발전기금으로 4억원을 학교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여성 최초로 약학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던 박 교수는 1953년 숙대에 약학과를 창설한 이후 정년퇴임할 때까지 32년간 약학대학장,부총장 서리 등을 지내면서 학문 연구와 함께 제자들을 길러내는데 힘써왔다. 지난해 4월 뇌출혈로 세상을 떠나기 전에도 학술원 회원을 지내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제자들은 "박 교수가 '호랑이 선생님'으로 불릴 정도로 엄한 스승이었지만 일요일에도 6시간에 걸쳐 강의를 할 정도로 열정을 갖춘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박 교수의 조카인 유가족 대표 박성훈씨(51)는 "결혼을 포기할 정도로 평생 학교를 사랑했던 고인의 뜻을 기려 상속재산을 학교에 기탁하는 것이 가장 보람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유가족들이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유가족들이 기탁한 돈으로 '박수선 교수 장학금'을 설립,약학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한편 박 교수의 이름을 딴 강의실을 마련해 고인의 뜻을 기리기로 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