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9일 미국 워싱턴 포스트지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반미주의자'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기고문이 실린 것과 관련, 주미대사관을 통해 항의서한을 보냈다. 정부는 오수동 주미공사 명의의 항의서한에서 "어떤 관점에서 보더라도 기고문의 지적과는 달리 김 대통령은 반미주의자가 아니다"면서 "김 대통령은 최근의 수차례의 공식연설에서도 미국이 한국의 최대 우방임을 여러차례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항의서한은 또 "기고가 지적하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대부분의 한국민은 주한미군이 한미동맹 관계의 초석이며 한반도 평화정착과 동북아 질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장기주둔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김 대통령은 통일 이후에도 동북아 정세의 안정을 위해 주한미군이 필요함을 천명한 바 있으며 한미동맹 관계는 1950년 한국전쟁부터 50년 이상 굳건히 유지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사실에 아무 의심도 없다"고 밝혔다. 특히 서한은 "최근 미 언론에서 많이 보도되고 있는 촛불시위는 주한미군 철수주장이나 반미운동을 위해 개최되는 것이 아니며 시위에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개정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미군의 주둔을 전제로 한 것"이라면서 "이를 쉽게 반미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한은 또 "이번 기고는 지난 수십년간 한국이 이룩한 정치적 민주주의와 경제적 성장을 통해 높아진 국가적 자존심을 공유하려는 여러 사회현상과 운동을 단순히반미주의로 치부해 버리는 것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피상적인 관찰인지를 보여주는대표적 사례"라면서 "차후 우방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 깊이있는 접근을 해주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칼럼니스트 로버트 노박은 지난 6일자 워싱턴 포스트지에 기고한 `한국, 자기 날개를 시험할 때'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난 1981년 한국 군부에 처형되기직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구출된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 역사상 가장 반미적인대통령임이 입증됐다"면서 "김 대통령의 추종자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한술 더떠 엉클샘(미국)의 수염을 잡아당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