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학회 학술회의] 경영자 인센티브 생산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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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생산성문제를 놓고 미 경제의 두 석학이 첨예하게 대립,화제가 되고 있다.
워싱턴에서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열린 미국 경제학회 연차 학술회의에서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와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역임한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은 '기업 경영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생산성 향상에 기여했을까'라는 주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먼저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기업인에 대한 과도한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이 90년대 말 정보기술(IT) 거품을 조장했고 결과적으로 경제를 왜곡시킨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신경제와 상대적인 경제성장'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국제화의 부작용을 집중 부각시키며 많은 개도국들이 신경제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한국과 중국 같은 일부 국가들만이 인터넷과 신기술을 적극 활용,선진국과의 지식격차를 줄이는 데 성공하고 있을 뿐 남미를 포함한 대부분의 개도국들은 오히려 격차가 벌어지는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화의 진전으로 선진국 자본이 개도국으로 흘러들어 갔지만 대부분 단기투자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해당 국가경제의 성장에 기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내자본시장이 취약하고 자본과 우수한 두뇌들이 빠져나가 개도국들은 미국과 달리 신경제를 향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경제의 순환적 역동성'이라는 주제로 반격에 나선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은 "스티글리츠 교수의 주장 중 어느 한 마디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받아쳤다.
그는 구체적인 반박논거 없이 이 한 마디로 스티글리츠 교수의 발표를 혹평했다.
서머스 총장은 학술회의의 주제였던 미국의 생산성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향상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노동생산성이 지속적으로 향상된 데는 스톡옵션 부여 등 기업가에 대한 인센티브 전략 덕'이라는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의 주장에 동감한다면서 "생산성 향상을 자극한 IT분야의 비중이 여전히 크고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한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향후 10년간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