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실적대비 저평가 등 수급과 펀더멘털 양쪽에서 호재가 잇따르는데 따른 것으로 증권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3일 증시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2만2천5백원(6.99%)오른 34만4천원을 기록했다. 올들어 이틀간 12%가량 오르면서 작년말 주가 낙폭을 거의 만회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급등은 LG전자(주가 상승률 9.8%) 삼성전기(5.7%) LG화학(8.9%)등 다른 블루칩으로 확산되면서 이날 종합주가지수를 크게 올리는 주역을 맡았다. ◆외국인 매수세 삼성전자의 주가 급등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1천4백88억원)가 직접적인 배경이다. 이날 전체 외국인 순매수의 56%가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작년말 단기 낙폭이 심했던데다 지난 2일 뉴욕증시,특히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주의 강한 반등에 자극을 받은 외국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런던증시에 상장돼 있는 삼성전자 해외DR(주식예탁증서)가 급등,원주와의 가격차이가 벌어진 것이 외국인 매수세로 연결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모건스탠리 관계자는 "외국인 매수세는 당초 기대를 훨씬 웃도는 것"이라면서 "뉴욕증시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신권이 지난 2일 삼성전자 주식을 편입할 수 있는 주식형펀드의 한도를 종전 18.3%에서 19.5%로 늘어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물론 현재로선 투신권의 추가매수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향후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이 유입될 경우 삼성전자 주식 수급에 적지 않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연초 효과 재현되나 새해 초 나타난 삼성전자의 급등세는 1년 전 상황과 흡사해 시장참여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2002년 개장일(1월2일)에 삼성전자 주식은 외국인 '사자'에 힘입어 10.3% 폭등,30만원대에 안착했다. 이는 그때부터 4개월간 계속된 강세장의 신호탄 역할을 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가 다른 D램업체와 차별화됐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전날 미국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6.67% 급등했지만 세계 2위 D램회사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주가는 2.67% 상승에 그쳤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주가 상승률도 이날 3.12%에 머물렀다. 임홍빈 삼성증권 테크팀장은 "삼성전자는 작년 한햇동안 IT(정보기술)경기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규모의 실적을 달성했다"면서 "작년부터 나타난 펀더멘털과 주가의 차별화는 올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16일 작년 4·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애널리스트들은 4·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1조7천7백억원)보다 다소 늘어난 1조9천억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증권 임 팀장은 "IT경기가 올 하반기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에따라 올 한해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작년(추정치 7조1천억원)보다 17% 가량 증가한 8조3천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