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간접상품(펀드)시장의 특징중 하나는 은행이 본격적으로 펀드판매에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증권사보다 10배 이상 많은 지점망을 가진 은행들이 간접상품 판매에 박차를 가한 결과 전체 펀드의 14%를 팔았다.

올해 새로 제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산운용업법에 의하면 보험사도 펀드 판매기관으로 허용될 예정이다.

이제 모든 금융회사들이 무차별적으로 펀드판매를 중심으로 자산관리업무를 펼치는 시대가 된 셈이다.

문제는 과연 금융회사 직원들이나 투자자들이 효과적인 투자방법을 사용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우리의 투자문화는 아직도 낙후돼 있다.

또 세계적으로 펀드숫자가 가장 많고 펀드당 자산규모도 영세하다.

투자기간도 짧다.

그렇다면 펀드투자는 어떻게 해야 효과적일까.

펀드투자는 4단계의 의사결정를 거쳐야 한다.

1단계는 투자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투자는 계획수립과정에서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무작정 펀드를 고르기 보다는 투자목적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

은퇴후 생활자금,자녀 교육자금,주택마련 자금과 같이 투자목적을 먼저 정한뒤 투자기간,최소 목표수익률,부담할 위험수준 등을 결정해야 한다.

두번째 단계는 주식 채권 부동산과 같은 자산들에 대한 투자비중을 정하는 일이다.

자산구성비율을 정하기 위해서는 비교적 장기적인 수익률 예측이 필요하다.

상당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단계이다.

세번째 단계는 주식 채권과 같은 자산별로 가장 적합한 상품유형을 정해야 한다.

주식의 경우 주식투자 비중이 높은 펀드를 선택하는 게 주식편입비가 낮은 혼합형이나 차익거래형과 같은 특수한 유형을 선택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주가지수선물이나 파생상품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 복잡하지 않은 종류를 선택하는 게 핵심이다.

마지막 단계는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때는 과거 수익률보다는 운용스타일을 따져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교육자금이나 은퇴자금과 같이 장기간 적립해야 해야 하는 자금의 경우 단순하게 저평가된 종목선택에 특화된 펀드가 효과적이다.

혼합형 상품을 피하고 종목선택에 집중하는 펀드를 선택하는 게 효과적인 장기투자 방법일 수 있다.

간접상품 시장규모가 1백80조원에 이르고 있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좋은 펀드를 고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체계적인 펀드선택 방법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년에 도입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기업연금법에 의하면 노후를 위해 펀드에 투자해야 하는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외국에서는 이러한 연금상품으로 인해 펀드투자 기간이 장기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노령사회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펀드 투자방법도 크게 변화해야 할 것이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