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경영환경이 그 어느때보다 불투명할 것으로 보고 경영계획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세웠다.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올해 시장 전망이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시장의 변화에 보다 신중히 대응한다는 전략 아래 원가절감,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확대,수익성 제고 등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그러나 성장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는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3사는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 전망치(42조여원)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46조원으로 잡았다.

총 투자는 작년(2조2천8백억원)보다 35%나 증가한 3조1천여억원을 집행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1천1백원 <>3년 만기 회사채 금리 6.5% <>유가(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25.4달러 등을 기준으로 사업계획을 작성했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24조7천억원) 보다 9.3% 증가한 27조원,경상이익 목표는 매출액의 8% 정도인 2조1천6백억원으로 각각 정했다.

특히 R&D 투자는 매출액의 5% 수준인 1조3천5백억원으로 늘리는 등 올해 총 투자를 작년(1조3천3백억원) 보다 50% 가량 증가한 2조원 범위 내에서 집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반경비 판매관리비 등 경상예산은 5% 삭감하기로 했다.

보완 정보기술(IT) 시설투자는 최대한 억제해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또 수익성을 개선하고 환율 하락 추세를 반영키 위해 신차(부분변경 모델 포함)가 출시될 때 국내외 판매가격을 5~7% 가량 올리는 한편 해외딜러에 대한 인센티브는 5% 정도 축소할 계획이다.

주5일 근무제 도입에 따른 근로시간 손실을 줄이기 위해 올해 3.1%에 머물렀던 생산성 증가율을 올해엔 4.0%로 높이고 공장 가동률도 1.8% 더 높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제로(0) 베이스 기준으로 예산을 편성,예상 항목별 세부 산출내역을 명시토록 하고 주요 지출항목에 대해서는 품의서나 계약서를 첨부하도록 했다.

경상예산 절감을 위해 <>국내외 광고비 <>판촉비 <>해외시장 개척비 <>통신비 <>사무용품비 등을 5% 이상 줄이고 재료비 원가부담도 2% 이상 축소시키기로 했다.

인력은 현 수준을 유지하되 신규 인력은 자연 감소분 범위 내에서 충원키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제여건에 대비해 기본적으로 긴축 경영시스템을 가동하되 성장은 지속한다는 방침"이라며 "수출가격 인상은 원화절상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올해 목표 매출액을 지난해 추정치(13조4천억원)보다 8~9%가량 증가한 14조3천여억원으로 잡았다.

투자는 8천8백55억원으로 책정,작년(8천42억원)에 비해 10% 정도 늘릴 방침이다.

항목별로는 <>시설투자 2천9백60억원 <>자동화사업 9백40억원 <>R&D 투자 3천8백5억원 <>정보화 투자 3백40억원 등으로 지난해보다 10~12% 가량 골고루 늘리기로 했다.

현대모비스도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 전망치(3조9천억원) 보다 20% 정도 늘어난 4조7천억원 안팎으로 잡았다.

특히 핵심사업으로 육성 중인 모듈사업의 매출을 작년보다 40% 증가한 2조5천여억원으로 정했다.

총 투자는 2천1백억원으로 작년(1천5백억원)에 비해 40% 이상 확대할 계획이며 연구인력도 6백명에서 8백명으로 증원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2010년 세계 자동차 업계 "글로벌 톱 5" 달성을 위해 올해부터 중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베이징자동차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현대차는 올해 중국 현지공장 생산규모를 5만대로 늘리는 한편 연말께는 아반떼XD를 생산하는 등 승용 전차종에 걸쳐 중국 현지에 맞는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기아차도 중국 내 합작회사인 둥펑웨다기아차의 생산량을 증대하고 5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는 기존 옌칭공장 외에 30만대 규모의 제2공장 설립에 들어갈 계획이다.

출시 모델도 천리마 외에 1~2개를 추가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도 지난해 중국 상하이와 장쑤성에 현지 모듈공장을 세운데 이어 올해 5월에는 베이징 모듈공장 설립을 마무리하는 등 해외 생산기지 확보에 주력키로 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