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지금 떨고 계십니까?'

요즘 은행 PB(프라이빗뱅커)들 사이에 이런 농담이 유행하고 있다.

북핵위기와 새정부 출범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이들의 고객인 거액 자산가들이 동요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각 은행 PB점에는 최근 고객들의 문의전화와 방문상담 건수가 평소보다 20∼30% 늘어났다.

상담내용은 '행정수도를 옮기면 진짜로 수도권 집값이 폭락할 가능성이 있느냐'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강화된다는데 사실이냐' '디노미네이션이 단행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느냐' 등 주로 새정부의 정책방향과 관련된 사항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핵위기가 불거진 후로는 '전쟁이 터질 경우에 대비해 달러를 사두는게 좋지 않느냐'고 물어오는 성급한 고객도 있었다고 한 PB는 전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이같은 현상이 고객이탈로 이어지지 않도록 '고객 안심시키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 PB는 "고객들의 불안감이 대개 막연한 추측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을 안심시키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면서 "자산 포트폴리오를 새로 구성하고 싶어하는 고객에게는 안전자산 위주로 짜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남의 한 사채업자는 "최근 몇몇 큰 손들이 해외로 나갔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