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증권은 내년초 금융지주회사 설립과 함께 선진국 투자은행 형태의 종합증권사로 발돋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위해 IPO(기업공개) 등 기업금융과 파생금융상품, 리서치 등 3개 분야를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동원증권 김용규 사장은 이들 분야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겠다고 말한다. 유망분야로 부상하고 있는 파생금융상품 분야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때문이다. 시장 선점을 위해 별도 사업본부를 신설한 데다 해외에서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들도 대거 영입한 상태다. IPO 분야도 마찬가지다. 동원증권은 이 분야에서 지난해 삼성 LG투자 등 대기업그룹 계열 증권사를 제치고 1위에 오른데 이어 올해도 2~3위권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별도 법인으로 분리돼 있던 리서치센터를 증권사 내부조직으로 흡수한뒤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는 것도 '투자은행' 구상의 연장선장에 있다. '뛰어난 사람만 있으면 언제라도 데려오겠다'는게 경영진의 생각이다. 동원증권이 대변신을 서두르는 데는 탄탄한 재무 구조가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 회사는 3년연속 무차입 경영을 펼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 등과 관련된 1천억원대의 잠재 부실도 지난해 말끔히 털어냈다. 자기자본 규모도 9월말 현재 9천억원을 웃돌고 있는 등 재무구조면에선 증권업계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내실경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내년에는 회사 수익성을 불안하게 하는 자체 보유자금(고유계정)을 동원한 주식운용 비중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증권사만 살찌우고 고객을 골병들게'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약정경쟁'에 더이상 나서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증권사와 고객이 함께 돈을 벌 수 있는 '윈윈 경영'을 펼치겠다는 포부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회사조직도 대폭 손질했다. 대표이사를 제외한 모든 임원을 부사장급으로 발령낸게 대표적이다. 본부별 사업계획에서 실행까지 본부장이 맡아 처리하되 결과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책임경영'을 정착시키겠다는 포석이다. 부사장이 이끄는 본부제가 조직의 새로운 하드웨어라면 소프트웨어는 고객과 직원 회사가 삼위일체가 되는 원활한 의사소통 구조다. 이를위해 '고객과 진정한 친구가 되겠다'는 뜻의 '트루 프랜드(True Friend)'를 캐치프레이즈로 설정, 고객의 요구를 신속히 경영에 반영하고 나섰다. 하루 평균 4만여명에 달하는 사이버트레이딩 고객의 이용만족도 등을 파악, 이를 업무개선에 접목시키고 있는 것. 또 '고객의 소리'를 고객관계관리시스템(CRM)과 연결, 일선 영업직원들이 고객들에게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수 있도록 했다. 일선 직원들의 생각도 경영에 바로 반영된다. '회사에 바란다' '벽없는 조직' 등의 '직원의 소리' 청취 시스템을 도입했다. 최근 대표이사까지 참여한 '일일 지점장' 교환근무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전직원이 맥주를 마시며 속마음을 털어 놓은 '호프데이' 운영도 같은 맥락이다. 김 사장은 "이러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내년엔 기업금융에 초점을 맞춘 선진국 형태의 종합증권사로 변신할 예정"이라고 다짐한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