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이틀째 소폭 하락했다. 개장초 소폭 오름세를 보였던 환율은 주로 약보합권에서 맴돌며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장중 달러매도 강화로 일시적으로 1,200원을 밑돌기도 했다. 환율 등락폭을 확대할만한 모멘텀이 없었다. 시장 참여자들의 휴가, 크리스마스 휴일을 앞두고 있다는 점 등이 유동성 공급에 인색하게끔 만들었다. 사흘째 현물환 거래량이 20억달러를 밑돌았다. 달러/엔 환율도 정체감이 짙어 전반적으로 시장 모멘텀이 없었다. 미국의 이라크공습과 북한핵 문제 등 국제정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 환율은 당분간 1,200원을 중심으로 공방이 예상된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00원 내린 1,200.80원에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1,203.00원, 저점은 1,199.1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3.90원에 불과했다.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8억8,3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6억4,0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650만달러, 2억6,570만달러가 거래됐다. 26일 기준환율은 1,201.10원으로 고시된다. ◆ 1,200원 공방 여전 = 시장은 모멘텀 공백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국제 정세에 대한 불안이 달러 약세를 조장하는 반면 일본 정부의 개입 경계감이 달러/엔을 120엔대에 머물게끔 하고 있다. 수급상으로도 업체의 참여가 부진한데다 시장 참여자의 휴가 등으로 유동성 공급이 원활치 못하다. 연말을 앞두고 크게 부각되는 공급이나 수요도 없는 상태. 이같은 제반여건을 감안하면 환율은 제한된 박스권내에서 발걸음을 옮길 가능성이 크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업체 결제와 네고가 약간 있었고 외국인 주식자금이 있었을 뿐 방향은 없었다"며 "달러/엔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남아있으나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이 이를 막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1,200원 경계감이 여전한 반면 언제든 하락을 테스트할 수 있다"며 "성탄절을 지나며 달러/엔의 큰 변화가 없으면 1,200원을 중심으로 한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개장초 일부 은행에서 달러매수(롱)플레이를 하다가 이를 처분하면서 1,200원이 일시적으로 깨졌다"며 "1,200원 밑에서는 과감한 달러매도가 어려워 엔/원 비율을 적당히 맞추면서 거래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외변수상 전쟁 가능성 등으로 달러 강세가 힘들 것 같고 불확실성이 제거돼야 환율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며 "유동성 공급이 부족하고 모멘텀 부재 등을 감안하면 1,200원을 둘러싸고 지지부진한 흐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 변수 부재, 수급 잠잠 = 시장 제반여건은 환율 행동반경을 극히 좁게 했다. 달러/엔 환율은 120.30엔대를 주무대로 정체됐다. 수급상으로 업체 결제와 네고가 있었으나 변동성을 크게 할만한 규모가 아니었다. 전날 뉴욕장에서 120.40엔에 마감한 달러/엔은 이날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으로 추가 하락이 막혀 120.20엔대를 지지했다. 달러/엔은 오후 4시 58분 현재 120.39엔을 기록중이다. 한편 일본 재무성은 이날 외환관련 고위 당국자 인사를 발표, 국제담당 차관을 구로다 하루히코에서 미조구치 젬베이 국제금융국장으로 교체키로 했다. 엔/원 환율은 원화 강세의 진전으로 100엔당 1,000원을 하회했으며 같은 시각 996∼997원을 오가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10억원, 20억원의 주식순매도를 기록했다. 나흘만에 매도우위를 나타냈으나 규모가 크지 않아 환율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 장중 환율 움직임 = 전날보다 0.70원 높은 1,202.50원에 출발한 환율은 9시 32분경 고점인 1,203.00원까지 오른 뒤 매물 공급으로 9시 51분경 1,201.70원까지 밀렸다. 한동안 1,202원선을 거닐던 환율은 달러되팔기(롱스탑) 강화로 10시 32분경 저점인 1,199.10원까지 밀렸다. 그러나 저가 매수 등으로 11시 51분경 1,201.10원까지 되오른 환율은 1,200.8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높은 1,201.0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1시 40분경 1,200.60원으로 약간 내려선 뒤 차츰 반등, 2시 39분 1202.00원까지 되올랐다. 그러나 대기 매물로 추가 상승이 막힌 환율은 1,201원선에 붙박혔다가 외국인 주식순매도분 공급으로 1,200원선을 오갔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