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백인 < 한국금융硏 실장 > 새 정부의 향후 금융정책 방향을 정하는데 있어 다음 세 가지가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것이다. 첫째,근본적인 국제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우리 경제의 산업구조를 어떻게 재편할 것인지 청사진이 마련돼야 한다. 그 과정에서 금융이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인 가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도 시급하다. 외부 충격의 부정적 영향을 흡수할 수 있는 경제의 기본체질을 중장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일부 산업에 크게 의존하는 산업구조의 개선 및 미래 성장동력의 발굴을 선도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정책의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둘째, 급변하는 국제금융 환경 속에서 개방경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제운용에 대한 대외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외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우리 금융산업은 경쟁 촉진을 통해 금융시스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노력을 기울여 세계적 추세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보여줘야 한다. 셋째, 외환위기 극복과정을 거치면서 우리 경제는 역사상 처음으로 국가적 목표와 개별 경제주체의 목표가 많은 부분에서 상충하는 과정을 겪고 있다. 특히 건전성에 대한 강조로 인해 개별 경제주체의 위험 회피 경향이 뚜렷해졌지만 다른 한편으로 개별단위의 위험 회피는 경제의 역동성을 저하시키고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저해하는 등 전체 위험을 높이고 있다. 따라서 향후 금융정책은 이러한 목표상충 문제를 조화롭게 해결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